(구)10원짜리 동전이다.
이 녀석의 진가는 독특한 데 있다.
바로 발냄새 제거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점이다.
신발에 2개 넣어주고 표면이 반들반들 거릴 즈음에 갈아주면
발냄새 완벽 퇴치.
뽀야가 부츠 신을 때부터 해왔던 짓(?)이다.
동전이 무슨 죄인가! 싶지만
효과가 좋으니 한 번 해보라니깐~(어디서 앙탈을)
대신에 걸을 때마다 짤랑짤랑 소리가 나는 것은 덤.
그러고 보니
옛 스님들은 일부러 걸을 때 소리를 내어 한낱 미물들이
신발에 깔려 죽지 않게 하려고 했다는데.
뽀야가 지나간 자리에는 짤랑짤랑 맑은 동전소리가 울려퍼지므로
벌레들이 도망갈 수 있게 하여 주니 좋은 일이 아닌가?
그런데 동전소리나 방울 소리를 내면 뱀이 따라온다던데
살짝 무서워지기도 하지만
안전한 길을 걷고 있으니 뱀을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모험길에서 마주한 뱀 사체는 무서웠지 후덜덜)
되게 아재 틱한 팁이었던 것 같다.
왠지 뽀야 발가락 양말 되게 좋아하고
양말 위에다가 샌들 신고
식당 물수건으로 얼굴하고 목 벅벅 닦고
곰탕집에서 뚝배기 목구녕에 들이 붓듯 마시고
버스에서 꺽꺽 하고 트림할 것 같지 않은가?
이 중 1개는 하고 있다는 건 함정?!
발가락 양말하니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아빠 얘기.
어릴 때는 아빠의 발가락 양말이 진짜 웃겼었다.
꼬물꼬물 움직이는데 다들 답답할 것 같기도 하고.
발가락 중지가 물에 젖으면 갈아신어야 할텐데.
와! 짱 번거로울 것 같아~
그리고 벗을 때 잘못 잡아 당겨서 엄지만 길게 늘어날 것 같아.
이젠 빨래걸이에 아빠의 발가락 양말이 걸리는 일은 없어졌지만
마찬가지로 하도 빨아 신어 세상 빳빳한 엄마의 양말이 걸려있다.
빨래를 개며 드는 생각이 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엄마 밑에서 나는 뭘 하고 있었는가?
공부한답시고 고개는 항상 책에 파묻혀 있고
사람이 나가는지 들어오는지도 모르게
방문닫고 동영상 강의 봐야 된다면서
개미 지나가는 소리조차 허용하지 않던
초 예민하고 깐깐하던 그 시절의 뽀야.
지금이라고 뭐 다를까?
또다른 핑계거리 뒤집어씌워서
뽀야만의 세계에 갇혀서
주변 사람을 보듬지 못하는 건 아닌지.
짤랑짤랑 소리내며 걷다가도
잠시 멈춰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언지.
한번쯤 생각해 볼 시간이 왔다는 걸
또 느낀다.
반들반들한 10원짜리 동전을 받아들고
지금은 초경량에 부루마불 가짜돈 같은 새 10원짜리는
성에 차질 않는 엄마와 나.
10원짜리는 무조건 제조원가 2배 이상 드는 누리끼리하고 무거운 동전.
요놈이 제맛이지.
하지만 당분간 우리 집에 들어온 (구)10원짜리 동전들은
우리 발바닥을 한없이 문대야 한다.
걱정 마.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면 익숙해질 거야.
그래도 내리는 문은 없어?!(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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