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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토마토 인형

by 뽀야뽀야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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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분식집의 마스코트 토마토 인형이다.

무엇보다도 저 꼭지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살짝 옆으로 가서 볼록 튀어나온

저 꼬다리(?)가 너무 귀엽다고 생각한다.

인형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얼굴 한번 꾹꾹 눌러주고 싶게 생긴 귀여운 인형.

게다가 키링 형식이라서 가방에 달고 다닐 수도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저 귀여운 녀석은 비매품이라는 사실.

가끔 분식집에 들를 때마다 

[아줌마, 저 인형 저한테 파세요~]

[저거 인형 얼마에요?]

돌아오는 대답은 팔 수가 없다는 말.

와~ 이렇게나 비싼 인형이었니, 너?!

결국 사진으로 남기는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인형.

2개나 걸려 있더구만 팔아도 되겠던데....(궁시렁)

뽀야는 인형 앞에서 사족을 못쓰는 것 같다.

인형을 쉽게 들이지 않지만 요번에는 정말 크게 아쉬웠다.

 

음, 그러고 보니 조금 더 먼 마트에서 키위인형을 전시해놓고 

키위팔았을 때도 키위 고르느라 분주한 엄마 틈에서 

키위 인형과 텔레파시 놀이를 하던 뽀야란 사람은 참

인형 좋아한다.

게다가 집에 들인 인형은 아쉽게도 나가는 문이 없다.

말하자면 지하철 안내 문구가 이런 셈이지.

[이번 역은 뽀야네, 뽀야네 입니다. 내리실 문은 없습니다.]

호러인가...?!

그렇게 몇 년은 족히 되었을 인형들이 거실에 

나란히 나란히 장식되어있고 게다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귀엽고 또 사랑스럽다.

물론 현미경으로 그 안의 세균을 본다면 

당장 갖다 버리고 싶겠지만서도.

아파트 헌 옷 수거함 근처에는

버려진 인형이 많다.

왜 버릴까...?

한 때 자신이 너무 귀여워해서 그의 소유가 되었을건데 

아무 선택권 없는 인형은 싫어지면 그냥 그렇게

버려지는 건가?

너무 불쌍하잖아.

그런 점에서 유기견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밟는 것 같다.

처음엔 귀엽고 예뻐서.

그저 그런 마음으로 데려와서는

너무 쉽게 안녕을 말한다.

뽀야도 로또라는 강아지 시츄를 키웠었다.

많이 모자란 아이였지만(?) 그래도 사랑 듬뿍 주며 키웠었는데

아빠의 마음에는 차지 않았었나 보다

그렇게 로또는 우리집을 떠나야 했고 

그 뒤로는 어떤 책임감도 갖고 싶지 않아서 

생명을 들이는 일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그러던 뽀야에게 다가온 것이 

오래간만의 해바라기.

그런데 그도 떠나가고.

이제 핑크스타와 화이트 스타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기필코 같이 살리라.

정말 물건 잘 버리지 않는 뽀야지만

요새는 정리도 좀 하고 바뀌려고 많이 노력중이다.

 

하지만 버리지 못하는 게 또 병이 되는 이 사회에서

쉽사리 버리시면 안 돼요. 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시작은 바꿀 수 있지 않은가.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차라리 그냥 가세요.

애꿎은 핑계대며 키우지 마세요.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형이든 모두다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뽀야는 가질 수 없었던 토마토 인형을 가슴에 묻고

분식집에 들어설 때마다

녀석과 눈맞춤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다.

 

토마토 인형이여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지내니......

엄마가 보면 아주 지x을 하고 있네.

라고 할 거 같아서 그만 쓴다(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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