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한그릇 요리 양파계란덮밥이다.
간단한 계란요리인데 그냥 팬에 양파와 계란을 볶아주면 끝이다.
양파는 살짝 오래 구워야 힘이 풀리면서 탄듯한 때에 단맛이 강해지니까.
되도록 오래 볶아준다. 그러니까 계란물을 풀어 젓고 프라이팬에 부을 때
처음부터 같이 넣어준다면 계란과 볶이면서 더 달달해 질 듯.
계란덮밥을 먹게 되는 건, 주로 집에 반찬이 없을 때다.
간편하고 또 그에 비해 맛있고 설거지도 한그릇이라 쉽기 때문이다.
그냥 계란 밖에 없으면 계란덮밥까지만 해도 맛있는데.
거기에 오래 볶은 양파를 얹어주면 풍미가 확 살아난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양파를 많이 소비하는 것 같다.
한 망 사놓으면 일주일 되기 전에 다 쓰는 것 같은데.
여러가지 요리에 양파가 빠질 수가 없지.
익으면 흐물거리는 식감도, 건강에 좋다는 것도.
게다가 달달한 맛까지, 다 마음에 든다.
내가 면 빼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요리라서.
애정이 각별하다.
그리고 양념장에도 비법이랄 건 없지만.
간장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집 간장을 동내는
주요원인중 하나가 간장 소스이다.
우선 밥그릇에 간장을 부어준다.
소스로 먹고 싶은 만큼 부어주면 되는데,
어차피 나중에 물을 탈 거라서 간장 양을 너무 많이하면
소스가 남게되니까 잘 가늠해서.
그리고 설탕을 밥숟갈 반 정도 넣어준다.
이어서 고춧가루를 한 숟갈 넣어준다.
휘휘 젓다가 다진마늘도 한 숟갈 넣어준다.
나는 마늘 맛이 좋으니까 밥 숟갈로 크게 한 스푼.
그리고 참기름 돌돌 치고 깨 뿌리면 끝!
아, 참기름 넣기 전에 물을 넣어 소스가 너무 짜지 않게 간을 봐준다.
대략 소스 4숟갈정도 넣으면 딱 알맞게 맛있는 것 같다.
밥의 양에 따라 밥이 조금 붉게 물들 정도로 촉촉하게 뿌려주면 된다.
한번에 많이 넣으면 짜져서 곤란하니까.
처음엔 한두 스푼 정도 넣다가
간을 보고나서 몇 숟갈을 더 넣는 방식으로 하자.
여기서 [간을 보다] 라는 말이 생긴 것 같다.
눈치를 봐가면서 조끔씩 맛을 살피는 그런 행동 말이다.
스스로 만든 요리는 잘 남기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요린이가 많아질수록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들게 되는
마법이 펼쳐지는 것이다.
다들 처음부터 고수는 아닐테니까. 요린이가 많아져야 하고.
그렇게 시작한 사람들이 점차 흥미를 갖고 이런저런 요리를 하면서
성장하면 결국 남기지 않고 다 먹는 패턴이 완성될 것이다.
아까워서라도 자기가 만든 거 다 먹게 될 테니까.
그리고 내가 만든 요리는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고.
맛이 없어서 와르르 다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게까지 통이 크지 못하니까.
아무래도 설탕이 소스의 맛을 좌우하는 것 같다.
물론 위 요리에서는 맛있게 타게 된 양파가 단맛을 내지만.
소스에 설탕이 조금 들어감으로 인해 감칠맛이 확 사는 것 같은 느낌.
사실 혈관건강을 생각하면 당을 줄여야 하는 건데.
우리 입에서는 또 그렇지가 못하다.
그렇다고 소스에 올리고당 넣으면 너무 끈적해질 것 같아서 좀 그렇고.
그냥 자주 안먹는 셈 치고 설탕 반 숟갈 넣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리고 기왕이면 황설탕을 쓴다거나 흑설탕을 쓰면
조금이나마 더 건강한 음식이 되겠지.
요즘 우리집 식단은 되게 단조롭고 담백하다.
자극적인 맛이 좋은 뽀야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데.
그래도 간혹 장아찌류가 밥상에 올라서 입이 심심해지질 않는다.
그러나 장아찌류도 끊어야 하는 것이다.
너무 짜고 달고 하니까 말이다.
매일 같이 만들어지는 반찬은 숙주무침과 콩나물 무침.
그것도 매우 허옇게.
그냥 담백한 재료의 맛이 느껴지는 그런 반찬이라서
손이 잘 안간다(T.T)
그런데도 동생은 이 두 반찬에 열광적으로 젓가락을 움직인다.
도무지 건강식에 익숙해지지 않는 뽀야는
계란덮밥을 만들기도 하고 잔치국수를 시도하기도 하고.
그렇게 단조로운 식사에 변칙을 준다.
기분 탓인지 몸무게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기도.
보통 공복에는 50~51kg 정도 나가니까.
예전 운동 열심히 하던 작년 여름에 비해서는 많이 쪘지만.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48kg도 깨어졌지만.
괜찮다. 지금의 나는 꾸준한 걷기 운동으로 근육이 생겨서.
아마도 그래서 더 무거워진 걸 거야.
하고 자기 암시 넣는 중이다.(웅얼웅얼)
그러고 보니 되게 야금야금 살을 찌웠네! 이럴수가......
하긴 그간 주말에 특식이라며 먹어댔던 배달음식과
달달한 간식들을 떠올리면 예견된 결과였던 것이지.
게다가 입에 달고 살던 ABC주스도 이제 거의 단종되다 싶이 되었으니.
음료도 줄이고 뱃살도 빠지겠구만.
그런데 동생이 지나가며 한 마디 쿨하게 남기고 갔는데 그것이 또 충격.
뱃살을 빼려면 고강도 운동이 필요한데.
누나는 안하잖아?! 그렇지.
그러면 뱃살이 빠질리가 없지. 그렇네.
그러면 최대한 식이를 조절해서 뱃살이 축적되는 걸 막아 봐.
하아........
그래서 우리 식단에서 감자전도 OUT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던 간식인데 말이다.
그래도 보기싫게 배나오는 건 더 싫으니까. 참는 수 밖에.
점점 못 먹는 음식이 많아지고 그래서 괴로운 나날.
사람이 사람답게 건강하게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참아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삶이 고통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던 것도 같은데.
그래도 자세교정 면에 있어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의식적으로 목을 집어넣으려 노력하고.
허리를 펴고 어깨를 당겨 편다.
주로 서있을 때 자세가 좋은 편이라.
자주 서 있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한참을 읽어내리던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드디어 다 읽었다.
전체 약 550p 정도 되는데 매일 야금야금 읽어치워서 드디어 다 읽은 것.
작고 통통한 내 책. 아아, 드디어 감상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신경가소성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그리고 관심분야인 뇌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시야가 뿌옇고
창 밖이 온통 하얗기만 하다.
무섭다. 가상의 세계에서 사는 것 같잖아.
하필 오늘 운동하려고 작정한 날인데 날이 이럴 건 또 뭐람.
동생이 이발을 마치고 나면 같이 운동하러 나가기로 했단 말이다...!
옷장을 뒤져서 운동복도 찾아놓고 신발도 꺼내놓고.
어제는 샤워에 머리까지 감았다고!!
맨날 씻기는 하지만 공들여서 오늘 걷기를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데 날씨 꼬라지가 말이 아니네(T.T)
그래도 점심쯤이 되면 다 걷히겠지.
아니, 그래야 하는데.
웬만해서 계란덮밥은 먹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몰라.
있는 건강반찬이나 와구와구 먹을 줄 아는 그런
착한 입맛을 가져보자.
식이 대변혁. 너무 힘들다.
적응 하는 듯 하다가도 맛없어서 입이 짧아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