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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2020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즈 글릭

by 뽀야뽀야 202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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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살면서 한번쯤은 노벨상 수상을 꿈꾸는

연구자, 학자 들이 참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2020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루이즈 글릭이라는 미국의 시인이었다.

여느 서점 사이트만 가도 

그녀를 뒤늦게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수상하기 훨씬 전에 알아 챈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의 시인 류시화이다.

우리 집 책꽂이에는 절대 위치가 바뀌지 않는 구역이 있는데

바로 오래전에 뽀야가 사서 모은 책들의 자리이다.

그 자리에 류시화 시인의 시집 2권이 자리잡고 있다.

 

딱 봐도 엄청 낡아 보인다.

어렵게 쓰여져 쉽게 읽히는 그런 시들.

그 기술이 정말 어려운 것이고 

또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 이해 되는 것은 아닌만큼

시집은 큰 용기내서 선택하는 책이곤 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작의 번역시를 싣고 있는 책이 따로 있다.

바로 류시화 시인이 엮은 작품인데

[마음 챙김의 시]라는 글 속에 글릭의 [눈풀꽃]이 실려있다고 한다.

한글로 쓰여진 시도 어려운데 

하물며 영어로 쓰여진 시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류시화 시인은 그 힘든 일에

벌써부터 주목하고 매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이 책을 번역한 사람도 류시화 시인이다.

 

뽀야는 류시화 시인이 정말 맘에 들고 좋나보다.

손때 묻은 책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니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시집을 훌렁훌렁 펼쳐보지도 못헀다.

감수성이 풍부하던 그 때 그 시절에 

뽀야는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풀밭에 앉아.

또는 벤치에 앉아 탐독 했었다.

그러면 내가 무슨 멋진 사람이 된 것 마냥 기분이 우쭐해지기도

했기 때문에 그러한 점도 있으리라.

학창 시절은 뽀야 마음 지도에서 암흑밭이다.

재밌는 일이 간간히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재미가 없었다.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목표의식도 희박했고.

그럴때 뽀야에게 찾아온 것이 저 시집이었다.

뭔가 비어있던 마음에 빨간 얼룩, 보라색 얼룩이 침투했다.

그리고 움직여 보라고 그렇게 엉덩이 두들겼다.

물이 가득찬 욕조에 가라앉아 있던 뽀야를 건져내 준 것이

그의 시였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의 느낌이란.

다시 태어난 그런 느낌.

지금도 한 글자씩 읽을 때 마다 

뭔가 뜨거운 것이 몽글거리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아직 마음 포트에 전원이 켜져 있는 것이다.

이대로 은은하게 끓여내고 싶다.

절대 식지 않는 용광로라고 보기에는 열정이 덜하지만

은은하게 보글거리는 그런 마음포트의 주인으로서.

길을 잃을 때마다 류시화의 시라는 표지판을 

척도 삼아 살아 가야지.

 

 

걷고 또 걷다보면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 때 챙겨온 시집(CGV 아님)을 고이 펼쳐 

낭송하고 싶다.

가만히 있다가 목소리를 내면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처럼

내 갈라진 삶의 비명이 

시를 낭송하다 보면은 어느새 아물어 있을 것만 같다.

 

+

사이트에 올라온 이름은 루이스 글룩이던데 뭐가 맞는 것이지?!

서점가에서는 루이즈 글릭이라고 부르던데...

어쨌든 ㄱ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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