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떠나시고
일주일이 흘렀어요.
뽀야는 앞으로 아빠를 위해
하늘에 닿기를 바라며 편지를 써 보려고 해요.
가끔 울적해지기도 하고 한동안은 눈물도 짜겠지만
이 공간은 오롯이 아빠와 뽀야의 공간이니까
또 아빠께서 아프기 시작하면서
치유를 위해 시작한 게 이 블로그니까
조금은 이해해주실거라 믿을게요.
천국 문을 열어 젖히고 첫 발 내딛으실 아빠 모습 떠올리니
가슴이 두근두근 하고 왜 제가 더 떨릴까요.
매일 기도했었어요.
아빠, 아빠, 어디를 떠돌고 계세요......
이렇게 첫 마디를 꺼내곤 했는데.
이제 언젠가 떠나왔던 그 자리로 다시 되돌아 가셨네요.
친구가 제게 말했어요.
아빠는 천국에 틀림없이 가셨으니 마음 편히 먹고
감사 기도를 많이 하라고 말이예요.
아빠, 그거 아세요?
아빠께서 뽀야한테 뽀뽀 한 번만 하자고 했을 때
수줍어하고 부끄러워 하면서 한 볼 뽀뽀가
사실 천금같은 뽀뽀라는 걸?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고 왜 그 때 못 해드렸나 싶기도 하고
후회해도 소용없고 그렇지만
아빠 마지막 뽀뽀 완성판은 제가 언젠가 아빠 곁에 가는 날
그 때 다시 찐하게 해드릴게요.
제가 이 글을 올리면서 울거나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아요.
아빠께서 제 울음을 바라시지 않을 것 같아서요.
항상 밝게 웃으며 지낼게요.
아빠께서 제게 그러했던 것처럼요.
이쪽 길에 서서 먼 길을 바라보면요.
겁도 나고 막막하고 그래요.
하지만 우리 가족은 언제나 4명이에요.
아빠가 어떤 곳에 계시든 말이죠.
우리 똘똘 뭉쳐서 잘 살아낼게요.
걱정 하실 게 하나도 없다는 거 잘 아시죠?
뽀야 늘 믿으셨잖아요.
이번에도 잘 할게요.
아빠께서는 제게 빨리 짝꿍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잖아요?
그건 좀 힘들것 같아요.
딸은 아빠 같은 남편을 바란다는데
세상에 아빠 같은 짝꿍은 없을 것 같아서요.
언젠가 좋은 소식 전하게 되면 아빠께 제일 먼저
몰래 말해줄테니 서운해 하지 마시기예요?
아빠, 뽀야가 아직은 일할 여력도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하고 싶어하던 가르치는 일 하게되면
아빠께서 저를 하나하나 가르치셨듯이 인내심 가지고
열심히 해볼 테니까 응원해주세요.
저 멀리서 "뽀야! 파이팅!!!"
하고 계실 아빠 모습이 떠올라요.
자랑스럽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
아빠라는 존경의 대상을 영원히 찬미하고 기억할게요.
아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고마웠어요. 감사했어요.
이 말 많이 못해드려서 죄송해요.
뽀야 꿈속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생각해보면
아빠는 언제나 뽀야가 바라는 대로 하셨었죠.
언제나 뽀야가 먼저였죠.
아빠께서 제일 믿고 따르시던 큰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었어요.
'맹부삼천지교'를 몸소 실천한 게 너희 아버지다. 라고 말이예요.
뽀야 학교 배정되는 곳으로 매번 이사했고
뽀야는 밤길 걱정없이 학교를 졸업했어요.
그 말씀 들어보니 정말 그렇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약한 뽀야 걱정에 잠 못 이루시던 날도 많았죠.
2019년의 마지막에도 뽀야가 인절미 먹다가 급체하는 바람에
원치않던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도 아빠께서는 딱 한 마디.
"뽀야, 이제 떡은 먹지 마라."
아빠 떡은 이제 못 먹을 것 같아요.
아니, 안 먹을래요.
아빠 좋아하시던 팥과자 올려드렸는데
잘 흠향 하셨을지 모르겠어요.
이제 당 걱정 없이 사실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아빠 좋아하시던
사과, 참외, 단팥빵, 토마토, 코다리, 총각무, 김치......
다 제가 기억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아빠 있을 때 잘하라는 말씀 지키지 못해서 죄송해요.
아빠께서 일하시다가 점심시간 때면 집에 식사하러 오셨었잖아요.
그 때 공부한답시고 아빠 잘 챙겨드리지 못했던 게 가슴 아파요.
힘들게 운전 하시지 말고 이제 정말 편히 쉬세요.
아빠께서 굳이 운전하시는 게 너무너무 좋다면 말리지는 않을게요.
그래도 아빠 건강하실 때 아빠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보신 게
저는 굉장히 자랑스러워요.
언제나 뽀야의 1호, 아니 0호 호위 기사님이였던 우리 아빠.
어디서나 밝은 에너지 팍팍 뿌려주시던 그 모습
여전하실거라 믿어요.
바보 뽀야는 성당에 내일 아빠 연미사를 부탁드렸어요.
이젠 아빠가 바라는 뽀야의 모습대로 살아갈테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사랑을 가득 담아, 사랑하는 첫째 딸, 뽀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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