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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빠 떠나신지 50일째 되는 날.
시간은 내가 뒷목 잡아끌고
이끌어 가는 거라고 생각했던
바보같은 지난 날.
시간은 내게 정면을 보이지 않고
앞으로 멀찍이 달아나고만 있다.
내가 붙잡아 보려고 발버둥을 쳐 봐도
잡힐 듯 말 듯 장난 치듯이
힝, 속았지? 하면서 또 앞서 가 버린다.
뽀야는 갑자기 심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하늘도 울고, 나도 울고.
마음 속 창문에 비 갤 날이 없구나, 하고.
정말 힘들었던 건 오히려
어제 저녁.
아빠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들떴는지
이게 진짜 일리 없어, 했다가도
변함없는 사실에서 도망칠 수 없다고
뽀야에게 각인시키려는 것 같아서
눈물이 흘렀다.
베갯잇에 눈물 방울이 번져갔다.
그러면서도 잊지 않는 건,
우리 아빠 천국에서 잘 계시기를.
걱정없이 고통없이 잘 지내시기를.
그리고 그러함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감사기도를 되풀이 한다.
아무리 거칠고 되게 내리는 비여도
언젠가는 쨍하게 그치고 무지개를 내놓는다.
내 마음에도 무지개가 내려올까.
자주 찾아 뵈면 좋을텐데
교통편이 불편하여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빨리 차를 마련해서
생각날 때 바로바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도전해야 할 일들이 수많이 쌓여있다.
차근차근 하다 보면
시간이 또 한참 멀찍이서
빨리 오라며 내 등을 떠밀겠지.
아빠가 있는 반경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다.
내 삶의 중심이 되어버렸으니까.
지구가 달을 끌어당기듯이
아빠가 뽀야를 끌어 당기고 있다.
우리, 멀어져도 사실은 언제나 함께.
그리운 우리아빠 편히 쉬세요.
사랑을 가득 담아 뽀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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