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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일기

20200813 편지 5

by 뽀야뽀야 2020.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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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빨라요, 아빠.

어느덧 아빠 소천하신지 두달이 되었어요.

날이 많이 더워졌어요.

바람도 불지 않고 

습해서 끈적끈적 거리기까지 해요.

요즘 세계가 코로나19로 법석이에요.

아빠 계셨을 때 

코로나 때문에 많이 걱정 했었어요.

그것 말고도 고민거리는 항상 많았지만

혹시 코로나 심해져서 아빠 면회 안 되면 어쩌나 했는데

정말로 면회가 금지 되었을 때는 

정말 누가 나를 찢어놓는 것 같이 분통하고 아팠어요.

아직도 잊지 못하는 이태원클럽 발 감염 증가.

아빠. 

한 달, 두 달, 세 달...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알지만, 어떤 거라도 하나 더 챙기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항상 기도 1번지가 뭔지 아세요?

우리아빠 천국에서 편하게 지내셨음 좋겠다.

그 곳에서 걱정없이 고통없이 지내실 수 있게 하심에 

감사드린다고.

몇 번이고 중얼거린답니다.

 

아빠 계셨으면 뽀야 얼싸안고 엄청 기뻐하셨을텐데.

어제 일본어 임용 사전예고가 발표되었어요.

0이라고 생각했던 숫자가 무려 12나 돼요.

그것도 경기지역.

뽀야 열심히 달려볼테니까 아빠도 같이 달려 주세요!

언제나 그랬듯이 결승선에서 

아빠 먼저 도착해서 뽀야 목이 터져라 부르시는 모습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을게요.

뽀야를 100% 아니, 어쩌면 200%

이해하고 아껴주는 분은 아버지 당신 뿐이셨어요.

아빠, 알아채지 못해서 죄송해요.

아빠, 이제야 알아서 미안해요.

 

점심 드시고 나서 일 나가실 때

뽀뽀해달라고 용기내서 

말 꺼내면서 머쓱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떠올라요.

뽀야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공부? 그까짓 게 바쁘다고 

건성건성 대꾸하고 불편해 하고

결국 뺨에 가볍게 뽀뽀하고 말았지만

그리고 아빠 완전히 보내드릴 때에도

그 차가운 뺨에 뽀뽀하면서

얼마나 울었던지요.

아빠, 당신의 뒷모습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달려가서 꼭 안아드리고 싶어요.

요즘 유행하는 백허그로 따뜻하게 말이에요.

이젠 어떤 것도 해 드릴 수가 없는데

자꾸만 못 해드린 것들 생각이 나서

눈가가 눈물로 아른아른 거려요.

참 바보 같죠?

아빠께서는 항상 [있을 때 잘해!]

라고 장난 처럼 말씀하셨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앞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해요.

아빠를 멋지게 추억하기.

울지말고 웃으면서 아빠 얘기 꺼내기.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지만

슬픔도 감정 표현이에요.

숨기려하면 곪아 터지는 법이니까.

오늘 아침은 방구석에서 눈물 뚝뚝 떨구면서

글을 올리고 있지만

어서 빨리 아빠께서 바라시는 대로

뽀야 경제활동 하면서 아빠를 멋지게 추억하는 그날까지.

지켜봐 주실거라 믿어요.

영원한 내 편.

아빠 편히 쉬세요.

사랑이 넘치는 우리집에서 뽀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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