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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20

by 뽀야뽀야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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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남길은 쵸파 모자를 쓴 운동복 차림.

쵸파라 함은 일본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하나이다.

귀여운 순록 캐릭터이다.

그 녀석의 상징이 X자 표시 모자인데. 

남길이 쓴 모자가 쵸파느낌이 물씬 난다.

벙거지 같은데 X자 표시가 되어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리 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남길을 담아냈다.

애초에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답답한 생활에 

남길이 대신 움직여 주고 싶었다고.

그런 컨셉으로 달력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사진 여기저기에 굉장히 동적인 느낌이 많다.

게다가 이번 사진의 킬링포인트는 긴팔에 반바지이다.

남자들이 이렇게 입는 게 너무 귀엽더라.

 

오른쪽 페이지의 남길은 모자 챙을 두손으로 잡고 생각에 잠겨있다.

모자 밑으로 삐져나온 머리카락이 두둥실 깜찍하다.

한 페이지 전에서는 치명치명이었는데.

다음페이지를 넘기니 이런 귀여운 남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진짜 사진첩 감상할 맛이 난다.

 

남길은 새 영화 촬영을 21일부터 들어간다고 하더라.

바로 내일이네. 시간 참 빠르다.

벌써 20일이라니! 누가 내 시간을 훔쳐갔어!

 

나도 끈달린 옷을 참 좋아하는데.

남길의 운동복 상의에도 끈이 있고 하의에도 끈이 있다.

한번 잡아당겨 보고싶다.

그리고 가만히 서있는 남길 뒤로 다가가서 무릎을 그냥 콱 꺾어주고 싶다.

이 장난이 되게 스릴있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게 짜릿하다.

물론 그러다가 뒤지게 얻어 터질 수도 있지만...

 

촬영중에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는 몰라도.

왼쪽 페이지 아래 사진은 남길이 환하게 웃고 있다.

팬들을 위해 더 움직여! 뭐 그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나....

 

뽀야도 아주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운동복이 있다.

회색 고무줄 바지인데.

원래는 검은 색과 회색 이렇게 세트였다.

그런데 회색의 허리 고무줄이 망가져서 버리게 되었고.

간신히 살아남은 회색을 운동 때마다 착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어린아이의 마음 상태인 건지는 몰라도.

자꾸 물활론적 사고를 하게 된다.

물건에게 생명이 있다고 믿는 것인데.

그래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오히려 생명이 가득한 인간은 쉽게 버리곤 한다.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도 회색 바지는 고무줄이 늘어나고 무릎이 나오고.

보풀이 잔뜩 일어나도 형체만 유지하면

버리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섭다.

 

저번에 신박한 정리 전 아나운서 오정연 편을 보고 충격받아서

대충 옷정리를 하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쓸데없이 많다.

비워야 새로 채워넣을 수 있다는 말도 인상깊었고.

 

남길의 얼굴만한 손바닥을 바라보며.

손이 큰 건지. 얼굴이 작은 건지.

둘 다인지. 혼란에 빠졌다.

내 얼굴은 아빠와 똑 닮았다.

원래 첫 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아빠가 보고싶어지면 거울을 꺼내서 한참을 바라보는데.

벌써 아빠 떠나신지 200일이 넘어가고 있는 이 상황이.

내가 숨쉬며 살고 있는데도 굉장히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남길의 젊은 시절, 생남길 이미지가 아빠랑 좀 비슷했던 듯하다.

원래 딸내미들은 아빠 닮은 사람이랑 사랑에 빠진다고들 하지 않는가.

일렉트라 콤플렉스라고 불리는 것 같더만.

 

로고가 크게 인쇄된 옷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운동복에는 꼭 문자나 로고가 크게 인쇄되어 있더라.

남길도 참 운동복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촬영장에 사복차림으로 나타나서 카메라에 찍힐 때면 

늘 흔히 말하는 츄리닝을 입고 있어서.

그 모습을 보고. 일상의 교복화를 실천하시는 진귀한 분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수면잠옷, 수면양말, 수면 뭐시기들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한다.

물론 외출 할 때는 갈아입지만 말이다.

집에서 있을 때 한가지 옷을 계속 입는 거 그거 문제 있다고 어디서 

들은 것도 같다.

근데 편한 게 장땡이다.

집에서 편히 쉬는데 보기 좋으라고 불편한 옷입고 그러고 있고 싶지는 않아서.

목이 늘어난 옷도 괜찮다.

바지 고무줄이 아슬아슬 해도 괜찮다.

생각해보니까 나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패션계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몰라.

옷을 잘 안사고, 안 버리고, 안 입고 그러니까.....

요즘 유튜브 소재로 삼은 일본 드라마가 호타루의 빛이다.

건어물녀가 등장하지.

저 드라마를 예전부터 3번 넘게 본 것 같은데.

주인공의 하는 짓이 아무리 생각해도 나랑 너무 닮았다.

그 허술한 사고방식이 나랑 너무 닮아있다고...(T.T)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나를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좋은 짝을 제 때에 만나지 못하는 데는 큰 이유가 있었다.

'나'라는 문제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걸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나 자신이다.

 

아마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렇게 바삭바삭하게 지낼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김남길 같은 남자가 내 인생에 나타난다면

결혼 할거라고.

그렇게 비혼 선언을 했었구나......

그래도 오징어는 씹히는 맛이라도 있지.

나는 바짝 물기 없이 말라가지고 정말 뭘까?

지금은 한도 없이 남길을 그저 바라보고만 싶다.

내가 행복하면 다 된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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