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번째 사진 감상을 해보려 한다.
김배우가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사진이다.
일상에 갇힌 우리에게 사진 속 그는 역동적인 모습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김배우가 좋아하고 잘하는 축구나 농구는
혼자서는 성립이 안되는 취미잖아.
우리가 포기하는 것의 대가는 상당히 크다.
발이 집에 묶여버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도 이렇게 나 대신 움직여주고 힘을 주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참 다행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긴팔에 반바지 너무나 취향 저격.
뽀야도 곧잘 이렇게 입곤 하는데.
거기에 하얀 양말과 스니커즈도 잘 어울린다.
현실에서는 절대 신을 수 없는 흰색 양말과 흰색 스니커즈.
뽀야는 때가 잘타는 흰색 의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치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쵸파가 떠오르는 귀여운 벙거지 모자도.
너무 찰떡이라 뭐라 말이 안 나오네.
내가 쓰면 할머니인데 김배우가 쓰니까 또 소년미가 뿜뿜이네.
내가 놓친 김배우 모습이 뭐가 있나 둘러 보다가
연기대상을 뒤늦게 찾아보고 숨이 또 멎을 뻔하였다.
일단 마스크 쓰니까 되게 시크해 보이고
의상은 귀공자 스타일이었다.
입0로랑의 의상이었던 것 같은데
어쩜 그런 단추 배치의 옷을 뽀야도 좋아한다.
예전에 자켓 중에 비슷한 느낌의 옷이 있었는데
옷정리하면서 버렸던 것도 같고.
학창시절에는 체육시간이 제일 싫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것도 싫었고.
맨다리가 드러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않었다.
그리고 옷 갈아입을 때 훔쳐보는 내 속옷 사정이나
몸뚱이 사정이 별로 좋지 못하여서.
자신감이 별로 없던 학창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김배우는 아주 활동적인 사람이었던 듯.
옛날부터 인기가 좋았다며.
초등학생 때는 영국에서 살다 온 애가 우리반에 전학을 왔는데
걔가 축구를 좋아해서 점심시간마다 축구를 하는 기라.
소심한 나는 다가가지도 못하고 창가에서 그아이를 지켜보고 있었지.
그런데 어느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걔랑 나랑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냐는 얘기.
뭐 해프닝이었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지만.
나는 그 아이가 수업중에 몰래 코파는 장면을 보고 마음이 딱 정리되었지.
어차피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란 다 그렇게 천방지축.
어린 시절의 뽀야는 남한테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하긴 나 스스로에게도 관심이 없었는데
남까지 챙길 여유가 있었을까.
그래서 스포츠 하면 별로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뽀야의 머릿속에 새롭게 입주하게 된 것이 운동하는 김남길이다.
하여튼 바라보면 항상 뭔가 바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방송이나 잡지로 바라보는 한정된 내 시각에서도 그는
자유롭게 움직인다.
어제는 엄마와 한양도성을 돌자고 다짐을 했다.
한번 걷고 싶은 길이니까.
걷는 거 꽤나 좋아하니까.
정적인 운동도 마음수련에 꽤나 도움이 된다.
걷는 거는 운동의 축에 끼우지 못한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다.
동네 산책 정도지. 과격한 운동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주말에는 30분 걷기를 쉰다.
그래서인지 체중계에 올라서면 숫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하아, 역시나 그렇구나 하고 체념하고 내려오면
고작 2개의 숫자인데 그게 그렇게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
소수점까지 하면 3개의 숫자네.
하여튼 그걸 보고 식단을 조절하고 그런다.
너무 살이 급하게 찌니까 허리가 아프더라고.
그런 걸 보면 작품에서 벌크업을 해야했던 그 시절의 남길은
얼마나 노력했을까.
예전에 헬스트레이너로도 일했었으니까
더 수월했으려나.
연예인은 살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것 같아서
좀 무섭다.
나는 일상에서 2-3kg만 빠져도 완전 대환장 파티인데
그들은 기본적으로 10단위로 살을 빼니까.
정말 보통이 아닌 것 같다.
먹고 싶은 걸 참거나 더 먹어야 한다거나
참 이래저래 피곤한 일인데.
자기관리라는 게 진짜 고독한 싸움이지 않는가.
어중간하게 해서는 표도 안나고 말이지.
뽀야는 턱밑살과의 전쟁이다.
매번 거울을 볼 때 일부러 밑에서 바라본다.
그러면 축축 늘어지는 턱밑살이 얄궂다.
아빠 쓰러지시고 힘들었을 때는 홀쭉했었는데
어느새 세력을 확장했다.
지금은 선명한 줄이 그어져 있다.
턱을 조금 빼면 또 사라진다.
그래도 보기 싫으니까 좀 덜먹어야지 하고
밥을 덜어내면 눈밑이 떨려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올해는 무조건 김남길의 등만 보고 따라 가려고 한다.
새로운 작품이 어디까지 왔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분명 또 행복한 날들로 덧입혀 주는 마법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창가에서 비추어 들어오는 햇빛이 김남길의 발끝에서 빛난다.
아름답구나.
나도 지지 말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머리 부터 발끝까지.
더 나아가서 마음속까지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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