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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3

by 뽀야뽀야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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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은 하트A가 오른쪽 가슴팍에 새겨진

하얀 스웨터를 입은 그의 모습.

건담을 연상시키는 색상의 의자 소품에 

편하게 다리를 벌리고 앉아있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다.

 

오른쪽에는 세상을 구해줘, 건담! 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배우의 짤막한 글이 실려있다.

두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세로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서 원하는 물건을 얻지 못한

꼬맹이의 세찬 내적 갈등이 외부로 표현되면 이런 모습일까.

싶기도 하고.

 

뽀야의 어린시절 우상은 뜬금없게도 GOD였다.

단짝 친구가 둘이었는데 한 사람은 나랑 같이 GOD파.

다른 한 명은 HOT파였다.

게다가 똑같이 멤버 중 한 명인 손호영을 좋아하였지.

왜냐고? 웃음이 너무 예뻤기에.

매일 GOD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외로운 HOT파는 암울한 노래들을 주로 불렀었다.

지금은 HOT파와 연락이 되질 않지만.

아니 뭐, GOD파와도 연락을 그다지 자주하는 건 아니다.

이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이래 저래 바쁘기 때문이지.

그래도 그 아이는 꿈을 이루어서 지금 하고픈 일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HOT파였던 그 아이는 지금 잘 지내고 있을까.

예전에 버스에서 통화가 연결된 게 마지막이었던 듯하다.

잘 지내고 있다고 그런 얘기였는데.

주변사람을 잘 챙기지 못하는 뽀야는 소중한 인연을 놓쳐버리고(T.T)

그래도 우리가 진정한 인연이라면

어디선가 아무렇지 않게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치고 힘들 때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그 노래가 참 큰 힘이 되었었다.

고통스러운 시험기간을 흥얼거리며 버티게 해 준 고마운 노래이지.

우리는 장기자랑 때도 HOT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GOD 노래를 준비했었다.

 

전지 돌돌 말아 스탠드 마이크도 만들고 하여튼 열성이었는데.

결과가 어땠는지는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리 집 침대에 걸터앉아, 때로는 누워서 GOD노래 흥얼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벌써 30줄이 넘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1살 더 추가되었어.(후덜덜)

어제는 GOD파 아이의 생일이었다.

조심스레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겼는데 답장이 아직 없어...(좌절)

SNS 등으로 우리가 잘 연결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대면하지 않으면 정이라는 게 우러나오질 않는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관계에서는 더 그렇지.

그냥 메시지로만 연락하는 사이도 있지만.

더이상 깊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상황은 이제 막 우정을 형성할 시기의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다.

마스크 너머로 표정이 보이지 않아 

안그래도 어려운 인간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

 

다시 김배우 사진으로 돌아가 보면.

머리스타일이 단정해서 그런가 강철중: 공공의 적1-1 촬영 때

그의 모습이 삭 지나가는 것 같다.

박문수역으로 나왔던 짧지만 강렬한 기억이.

게다가 이 영화에서부터 본명으로 활동하게 되었기 때문에

김배우한테도 더 뜻깊은 작품 아니었을까.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한다고 하는 것의

진가는 무엇일까.

소중한 간접체험? 대리만족? 예행연습?

어느 것이든 다른 사람의 양말 속에 들어가는 거니까.

정말 대단하고 힘든 일인 것도 같다.

그래서 배우들은 그렇게 멋지게 소감같은 거 말할 줄 아나보다.

경험이 깊으니까.

스태프들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라는 

유명한 수상소감을 남겼던 배우 황정민이 생각났다.

그 이후로 숟가락 밈이 또 유행하고 그랬었는데.

배우 김남길도 스태프 사랑이 다른 사람 못지 않던데.

항상  스태프의 대본에다가 고생다고 수고했다고 적어준 사진이 

SNS를 떠돌고.

인터뷰에서도 스태프들의 고생과 그림자 역할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많고.

보면은 나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챙기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도 하고.

왠지 우리 아빠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도 다음 팬카페 회원들은 김배우를 아빠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정감있는 호칭이다 싶다.

아빠라는 존재는 세상의 전부니까.

내가 태어나 만나는 첫번째 남자니까.

얼마나 소중한 호칭인지 모른다.

실제 아빠 분들이 서운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딸들의 재롱은 무엇하나 귀엽지 않은 게 없는 아빠들은

옳지, 옳지 하며 딸들을 뒤에서 돌봐 주시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김배우 콘서트장에 차로 데려다 주며 

딸이 콘서트장으로 들어가 버리면 뒤에서 피눈물을 흘리셨을 수도 있겠지.

그 눈물의 맛은 질투 반, 애정 반으로 달달할 것 같다.

 

세상은 구할 수 없더라도.

곳곳에 살고 있는 각각의 팬을 직간접적으로 구원하고 계시므로.

용기를 내어도 좋다.

[남길] 이 두글자에 환호하는 팬들을 

오래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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