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어도 구경도 못 가고.
너무 예쁜데 왜 꽃을 보면 슬프지?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아니면 꽃에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었나?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잎들을 바라보자면
아름답다는 것보다는 슬프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다.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는 아니지만
그래도 꽃은 나무의 생식기관이고 어쩌면 부끄러운 부분인데
어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자연의 섭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묘함이 있다.
게다가 매화꽃을 보면 그의 희생정신이 너무 슬프다.
열매는 매실로 정말 맛있고 꽃은 아름답다.
길가를 지나다 보면 울타리 경계마다 만발한 진달래며 개나리가 멋지고
산책길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꽃들도 귀엽다.
뽀야는 꽃도 함부로 꺾지 않는 초 조심성 있는 사람이다.
그런 걸 조심성 있다고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내가 꽃을 많이 배려해서 꽃을 못 꺾는다고 하면
너무 유치해 보일까봐.
지금 내가 터 잡은 이곳은 유치한 뽀야의 세상이지만
더 이상 유치해지고 싶지 않다고!
엄마가 길가에 꽃들이 아름답다며 팍팍 꺾을 때마다
움찔하는 뽀야는 엄마를 말리고 싶다.
하지만 내 행동의 80%는 외부로 잘 표출되지 못하고
마음 속에서만 맴돈다.
세상에는 나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하지만 거기에 좌절하기 보다는 희망을 품고 싶다.
그리고 내가 바꾸어 나가고 싶다.
엄마가 꽃을 꺾으면 가져와서 빈 잔에 넣고 물을 담아 키워 볼까나.
홍차를 머금은 찻잔에 띄워서 마지막 불꽃을 피워 볼까나.
말 없는 생명은 애처롭다.
우리가 멋대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추측하여
마음대로 처리해 버리지만 사실은 그들의 생명에도 크고 작은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분명 그럴 거라고 믿고 있다.
가슴 속 답답한 말들을 꺼내서
사랑하는 이에게 가 닿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축복인가.
아래로 아래로 추락하는 꽃잎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오늘 꽃을 사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고.
그러면 긴 말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이 그대로 가서 전해질 것 같아서.
그럴 여유가 없는 지금의 사태는 참으로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 또는 완화 되어
우리네 생활에 활기가 더해졌으면 좋겠다.
꽃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꿀벌들도 분명 그러기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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