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디에나 있을 그런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싶었다.
왜 내 마음은 이렇게 무겁지?
기분이 우울해, 벗어나고 싶어.
이런 생각 한 번 쯤은 누구나 해봤음직 하다.
요즘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커튼을 걷는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마음도 때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로 커튼이 쳐져 있는 거라고.
누군가가 와서 커튼을 걷어주면 다시 환하게 햇살이 비칠 거라고.
자기 자신이 걷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때로는 우리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가서
커튼을 걷어주는 게 어떨까.
마음을 환하게 비추세요. 이런 마음이 전달 되게끔.
사업에 실패해서, 아파서, 일상에 찌들어서, 경제적 부담이 커서, 또는 인간관계가 잘 안돼서,
그 밖에 여러 일들로
우리는 아프고 또 아프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우리를 가둔 채로
두꺼운 커튼을 힘껏 쥐고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마음 속 커튼은 겨울용이다.
암막 커튼같이 한번 쳐두면 정말 깜깜하다.
그 속에서 어떤 희망이 피어날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사람은 햇살을 입어야 한다.
왜 모든 생명체가 태양을 향해 입을 벌리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우울함에 권태감에 나를 맡겨 버리기엔
오늘의 햇살이 너무 눈부시다.
커튼을 걷자.
아침이면 늘 하는 것 처럼
우리들 마음속 커튼도 환하게 걷어 버리자.
그리고 다시 생각에 잠길 때면 조용히 커튼이 쳐질 것이다.
그러면 또 아침이 되어 걷어버리면 된다.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만 일상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것 같아서.
중얼 거리고 있는데,
혹시 나도 뭔가를 놓쳤을 까봐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그런다.
오늘부터는 커튼을 걷어보자.
환하게 비추는 5월 봄날의 햇볕에 닿아보자.
움츠러들었던 허리가 펴지고, 치켜 올라갔던 어깨가 내려가며
앞으로 튀어나온 턱이 들어가고 자연스레 신발을 신고
어둠으로부터 뛰쳐 나오려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커튼을 치워 버리자! 훠이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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