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야는 가식에 넘쳐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엄청 친절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가족들한테는 그저 가식걸일 뿐.
어쩌면 일본을 공부하는 뽀야가
그 마음속에 마치 일본인인 것 마냥
혼네랑 다테마에를 심고 있는지도 모른다.
처음엔 이런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아 채지 못했다.
나는 그냥 다른사람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그런 일반적인 원칙에 따라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모든이에게 친절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엄마한테는 그러지 못해왔다는 게.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또다른 이유 중 하나가
첫째는 아빠의 치유를 바라면서 시작된 것이었고
둘째는 엄마와 나의 관계 돌아보기였다.
무엇하나 제대로 이뤄진 것은 없고
뽀야랑 블로그만 남았다.
특히 아침 일찍 엄마의 성질을 살살 긁는 일에 전문가가
되어버렸다.
툭 내뱉는 차가운 말이 엄마를 상처입혔다.
다 알면서도. 나는 왜 고치지를 못할까.
뇌가 잘못됐나?!
엄마를 공격대상으로 입력해 버린거니?
전혀 효do가 되고 있지 않다.
너무 무섭다.
이렇게 그냥저냥 살아가다가는 아무것도 안될 것 같아서
적어도 멈추려고. 그러는데도 잘 안 된다.
뽀야 기본 세팅이 잘못 된 것 같다.
엄마한테 불만이 있는가? 아니오.
그런데 왜 그런 말과 행동이 나오지? 모르겠다.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면서
엄마와 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많이 흔들리고 있다.
나는 사람들 볼 때만 착한 딸인척 하는 가식걸.
엄마랑 단둘이 있을 때는 상처에 소금 팍팍 뿌리는 가식걸.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까.
이미 엄마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 이제 그만 다투자는 거.
머릿속으로는 다 이해했는데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을 떄는 어떻게 해야 하지...?
어쩜 살붙이고 살면서 한톨도 안 싸울 수 있을까.
근데 뽀야는 큰 상실을 경험하면서
나름대로 많은 걸 느꼈고 이제 잘못 살아온 궤적을 수정하려 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에러가 뜬 것이다.
정말 그렇다.
아침부터 초를 쳐서는 안되는 건데.
그래서 조금 늦게 일어나기도 시도 해 봤다.
최대한 서로 텐션이 안좋을 때는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도 마주치면 어김없이 툭툭 쉽게 상처되는 말을 내뱉게 된다.
주로 엄마는 가만히 들어주는 편이고
뽀야는 차가운 말을 두두두두 내뱉는다.
차가운 말이 녹지 않는다는 걸 아는데도
오히려 차가운 말은 더 차가워져 몸에 차곡차곡 쌓여서
임계점에 다다르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아직 모른다.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우습게 생각하고
막 탄소를 배출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그러는 와중에 조금씩 지구온도가 상승하듯이
야금야금 엄마의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는 뽀야의 짜증섞인 말이
언젠가는 폭발할지도 모른다.
나는 너의 감정쓰레기통이 아니야! 하고 외칠지도 모른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아는 소리고
다 알고 있는데
어째서 뽀야라는 인간 자체는 변화가 없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고
이제 많이 변화했다며 마음속으로 자축하기도 했었는데
변화는 커녕.
짜증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지는 눈부신 아침이다.
이런 좋은 날을 짜증으로 범벅 시켜버린 뽀야는
깊은 자괴감에 빠져있다.
내가 왜 이럴까...?
무슨 불만이 많기에...?
세상 편하게 사는 사람이면서...?
고마운줄을 모르고...?
탈주하는 뽀야의 정신을 붙들어 매줄
무언가 강한 깨달음이 더 필요하다.
그 진리는 대부분 삶에 있기도 하지만
책에도 있더라.
뽀야는 사소한 것도 책으로 배워야 속이 편한
그런 바보니까.
더 많은 책을 읽는 수밖에 없는거지 뭐.
엄마에 대해 YES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이 좀 되자.
맨날 NO라고 말하지 말고.
이렇게라도 써놓으면 나중에 봤을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궤적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러나 아직 나는 가식걸.
세간에는 럽식걸이 유행하고 있는데
뽀야는 언제쯤 평범한 Girl이 될 수 있을까.
겉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하지만 언젠가 얼굴에도 미움이 가득 차 버릴거야.
관상이 과학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마음씨 곱게 쓰지 못하면 얼굴도 흉측하게 변해 버릴지도.
무섭다 무서워.
정신 똑바로 차려. 뽀야.
네가 암세포도 아니고
왜 정상적인 사람을 공격해서
아프게 만드는 거니.
난 백혈구가 되어 정상세포를 지켜줄거야.
꿈은 크게.
그러나 아직도 가식걸.
가식걸은 오늘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