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고 간단한 국민 간식 고구마맛탕이다.
벌써 3번째네.
고구마 썰어서 물에 10분 담가놓고
물기 제거하여 기름에 자작하게 지지고.
올리고당에 굴려서 검은 깨 뿌려주면 완성!
어쩌다보니 매번 저녁에 먹고 있기는 한데.
다음날 쾌변을 책임지는 고마운 식재료 고구마이다.
저녁 먹고 뭔가 헛헛하여 TV앞에서 침흘리고 있으면,
고구마 맛탕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사진 속 저 맛탕을 먹은 날은
좀 과식이었다.
그래서 결국 소화제를 깠다.
바로 우리집 단골 소화제 노루모를.
한 병만 마셔도 소화는 그냥 자동으로 되어버린다.
박하향이 살짝 나서 그런가 속이 화하면서 시원한 느낌.
어제 유튜브 대본을 썼다. 3번째 쓰는 거라서 이제는 틀도 잡혀있고
술술 말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작업을 하고 있으면 시간이 빨리 가게 된다.
오후 4시에 시작했는데 금세 엄마가 퇴근하게 되고.
중단하고 밥먹고 해야지 싶었는데.
결국 다음날로 미루게 되는 흔한 패턴.
대본을 빨리 뽑아야 촬영을 빨리 할 수 있게 되고.
촬영을 빨리 해야 편집하는 데 시간을 넉넉히 쓸 수 있고.
연쇄적으로 물린 작업이라. 어쩌면 꽤나 피곤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왜 하고 있는가? 하면 발효되어가는 나의 일본어를
일깨우고 싶기도 하고,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맘도 있고 하여.
발효과 썩음은 종이 한 장 차이 아닌가.
썩혀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래도 4년을 쏟아부었는데 너무 아깝잖아.
공부말고도 뭔가의 탈출구가 필요했다.
물론 공부만 해도 모자른 게 시간이다.
그걸 쪼개어 유튜브를 하고 블로그를 하고 정신이 없긴 해도.
분명 즐겁다. 나만의 콘텐츠가 탄새하는 순간 속에
내가 중심이 된다니 되게 뿌듯하고 멋진 일이다.
아직 얼굴을 공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우끼끼(원숭이 인형)를 대신하여 목소리를 입히고 있지만.
아! 우끼끼의 모습이 매번 어떻게 변해가나를 살펴보는 것도
유튜브를 감상하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썸네일을 예쁘게 뽑아내는 게 서툴러서.
그래서 조회수가 별로 없나...? 싶기도 하고.
하다보면 실력이 늘겠지만.
아직은 아장아장 걸음마 수준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별로 좋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때는 성우 버금간다는 소리도 들었었는데~
내가 다시 들어보니 목소리가 뒤집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기는 하더라.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목소리 까고(?)도전하는 일인 만큼.
왠지 벌거벗은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유튜브 제작이지만.
요즘 푹 빠져있는 모든 것들에 다 감사하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몽롱한 기분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러고 타자치고 있는 나의 모습이
현관 유리문에 비추는데.
그 모습을 보며, 열심히 일하는 중인 여성이다.
그런 기분이 들어서 묘하다.
블로그 하는 게 일인가? 중요하니까 일이긴 하지.
매일 글 4개씩 올리는 게 쉬운일인가 하면 그렇지만도 않다.
나는 아빠를 닮아 꽤나 성실한 편이다.
아침시간 잠깐의 투자가 아깝지 않다.
블로그는 나의 성장기록이니까.
어느덧 아빠 떠나신 지 220일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
아직도 우리는 아빠를 온전히 잊지 못하였다.
언제고 다시 집에 돌아오실 것만 같은 기분.
엄마의 마음은 오죽하겠냐만은.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진 속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또 한껏 우울해진다.
이젠 울지는 않지만, 가끔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떠난 이는 말이 없는데.
남은 이는 말이 이렇게 많아서 어떡하냐....싶기도 하고.
매일 기도하지만 그걸로 충분한지도 잘 모르겠고.
지금 나의 모습을 아빠가 봐 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열심히 글쓰고 공부하고 하는 모습.
예전과 달라진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검사받고 싶은 순간이다.
앞으로 이어질 나날들 속에 아빠는 함께 할 수 없지만.
늘 곁에 계셔 주실 테니까.
우리 마음속에서 언제라도 아름다운 꽃에 둘러쌓여
등장하실 거니까.
서운해 하지말고, 안달하지 말고.
차분히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저어 가다 보면 종착지에서 아빠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껴안아 줄 테니까.
인생이 마라톤이라고 하는데.
나는 경기의 중반쯤 다다른 지친 마라토너이다.
더 달릴 수 있다는 아빠의 외침이 들려온다.
분명 끝은 있겠지만. 끝이 또다른 시작이기도 하지.
그런식으로 많은 과제를 끝내며 살아간다.
그래도 아빠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습작 시간은 참 좋았다.
12/3부터 시작된 머리굴리기는 1월 중후반에 끝을 맺었지만.
다시 달리기 전에 숨 좀 돌리고 가려한다.
단막극은 포기하지만. 글감은 남아있으니까. 두렵지 않다.
오후 8시부터의 습작시간을 잊을 수 없을 거야.
그 시간에 나는 전공서적을 요약하거나 필사하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글쓰기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니까.
시무룩해 있을 시간도 없다.
오늘 계획표를 다시 고쳐써야 한다.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붙이고 하는 작업은 귀찮지만.
그래도 내가 가는 방향을 정해두어야
옳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계획없는 열심은 허무하다.
계획적인 사람이 되어 촘촘한 그물망처럼
빠져나가는 시간을 최소화하며 살아가자.
일단 흰 종이를 꺼내고 거기에 해야할 일을 써보면,
순서가 매겨지고 그 자체가 계획이 되는 것이다.
계획 세우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지켜내는 게 어려운 거지.
그 어려운 일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도 잘 했으니까, 더 나아질 거야. 분명!
달달한 고구마맛탕은 당분간 점심에 먹는 것으로.
소화능력이 이렇게나 떨어질 줄이야.
가급적 소화제를 만나고 싶지 않구나.(히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