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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고목나무 새싹

by 뽀야뽀야 2021.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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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도 자라지 않고 머물러 있어서.

죽은 건가?! 싶었던 우리집 고목이가 싹을 틔웠다!!

그것도 연두연두한 새 잎을 말이다.

 

사실 이 고목 화분은 토르소 같이 앙상했었다.

가지가 너무 뻗어대서 아빠와 엄마가 같이 쓱싹쓱싹 잘라냈지.

가지치기를 너무 열정적으로 해서.

휑하니 대만 남았었던 고목이가 이렇게나 자랐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 물 주는 것.

그리고 화분 받침에 물 비워주는 것.

말고는 해준 것도 별로 없다.

예전에 깔아놓은 영양제와 작은 돌들이 배수를 좋게하는 건지.

물을 주면 거의가 빠져나오긴 한다.

돌돌돌... 소리를 내며 배수된다.

그리고 흙도 많이 소실 되어서 푹 파여 있기도 하다.

그래도 거의 우리집 식물 초년 멤버인데.

지금까지 잎사귀 하나 떨구지 않고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다.

 

고목이가 토르소처럼 되었을 때의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겠지.

그래도 묵묵히 말 없이 잘 참아 냈기에.

지금과 같은 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 사는 것도.

나무와 같이 버티면 되지 않을까.

힘든 일도 고난도 그저 그 자리에 묵묵히 서있다는 것 만으로도.

성장이 되는 그런 게 세상 이치니까.

그나저나 아까부터 날파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눈 앞에 얼쩡거린다.

과습의 폐해랄까?!

물빠짐이 안좋은 화분이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계속 날파리가 나와서 집안에 한 마리가 꼭 돌아다닌다.

그래서 화분에 잘게 부순 계피를 깔아두었는데도.

이제는 화분을 피해 방으로 온 것이냐....?!

 

식물을 기르는 일은 성찰이 된다.

물을 주는 순간에는 자기반성을 한다.

조용히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하루를 되새김질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건네다 보면.

왠지 내가 한 뼘 더 자라있는 것 같고 그렇다.

이런 기쁨을 누려 보라고 주변에 전파도 하였지만.

아무래도 현실 삶이 바쁘고 정신없어서.

나 하나 돌보기에도 벅차서.

다들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어떤 일이든 적기라는 것이 따로 존재한다.

그 순간을 놓치면 언제가 되었든 후회하게 되어있지.

지금 이순간에만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거다.

그런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가며 처리하는 습관이 좋다.

하루에 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는 게.

어찌보면 귀찮고, 미루고 싶고 그런데.

꼼꼼히 따져보고 순위를 매기다 보면

그 전에는 안보이던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자꾸 이 머리를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다.

어느정도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자동화가 이루어지는데.

매번 수정하고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자꾸만 나를 좋게 바꿔가는 노력.

그게 나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일이다.

 

그나저나 식물들은 물만 먹고도 잘 사네.

영양제 많이 남았으니까.

조금 지친 기색 보이면 영양제 깔아줘야 겠다.

[사랑한다. 예쁘구나.]

이런 좋은 말들도 이미 엄마가 많이 하고 있는 중.

오후가 되면 몸이 노곤해지고 기력이 많이 빠지는데.

그럴 때마다 거실에 늘어서 있는 화분들을 바라보며.

마음을 새롭게 다지곤 한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거기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

그런 존재를 꼭 선택해 보시길.

EBS 라디오 공익 광고 중에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도 건강을 선택하십시오.]

라는 말이었는데. 지난 달인가? 내내 나오더니 요즘은 또 멘트가 바뀌었다.

[건강을 선택하다] 라는 말이 참 멋진 것 같다.

언젠가의 게시글에서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

선택은 나의 의지대로 하는 거니까.

변명할 건던지도 없는 거니까.

나의 책임 하에서 벌어지는 일이니까.

 

하루하루 나는 건강을 선택하며 살고 있는지?

피곤하니까 잠깐 누울까? 하여 목 자세를 그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배불러~ 하면서 식후에 바로 뒹굴 거리지는 않는지.

맛이 좋다는 이유로 튀긴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지는 않는지.

술술 들어간다고 하여 면식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귀찮기에 내일로 내일로 운동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나름 건강해 지려고 노력중인데.

건강이라는 게 눈에 확 뜨이게 바뀌는 부분이 아니라서.

야금야금 건강에 좋은 눈금을 상승시켜 보려고 쌓아가는 중이다.

거의 1mm씩 쌓이는 것 같은데.

잘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계속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이 몸에 가장 안 좋다고 한다.

적어도 10분에 한 번쯤은 기지개도 켜고.

목도 돌리고 허리도 쫙 펴주고 하는.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나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

일상 체조 라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자아계발 노력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라 있는 초록 빛 잎사귀가 내게서도 돋아나겠지.

성장을 멈춘 듯 보이지만. 실은 성장잠재력이 그득한 나.

꼭 세상에 보이고 말겠어!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걷는다.

1시간에 흠뻑 젖는 땀방울이 감사하다.

어제는 식이 불량으로 흰죽을 많이 먹었는데.

덕분에 영광의 49로 한발짝 다가섰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뀔 줄이야.

뭐 50이나 49나 그게 그거지만, 물 한잔 정도지만.

내심 기뻤다.

근데 혹시 체중이 줄어드는 게 건강의 적신호일수도 있으니.

[더 건강]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겠다.

나도 고목이 처럼 새잎을 팍팍 틔우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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