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 참......
왜 빤쮸를 안 입는 건지.
화장실 가기는 편하겠다.
오늘은 푸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푸에게는 친구가 많다.
호랑이 인형인 티거.
작은 돼지인 피글렛.
우울우울 열매를 먹은 당나귀 이요르.
사실 피글렛밖에 몰랐는데 친구들도 다 이름이 있더라.
서양에 곰돌이 푸가 있다면 동양에는 보노보노가 있잖아.
모두 어딘가 조금 모자라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미피 괴담도 흠칫했었는데.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들 이면에 어른들의 논리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소름끼친다.
하지만 얘네들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상업용 목적에서였고
그렇게 본다면 어른들의 논리가 좀 들어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나......
팔리지 않는 작품만큼 가슴아픈 게 없는 법인데.
그러고 보니 해리포터도 가슴아픈 성공스토리였지.
우리는 볼 수도 만질수도 없는 그런 가공의 존재들에게 열광하고
그들 나름의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 애쓰곤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펭수가 그런 흐름의 중심에 있었지.
귀여운 캐릭터가 말을 하고 움직인다면
아이들은 자리에서 방방뛰고 난리도 아니겠지.
그래서 여러 캐릭터들이 생명력을 얻는 것 같다.
엄마랑 뽀야가 가끔 TV를 보면 어린이 만화가 많이 하곤 한다.
가장 최근에 봤던 머털도사도 인상깊었지.
아이들의 세계를 굳이 만들어 내고
한참 지나면 그 세계는 없다고 이제 어른스러워 지라고
강요하는 그런 제멋대로인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있는 줄 알았는데.
희대의 사기꾼이었던 산타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산타 행세를 하느라 힘들었을 부모님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저 멀리 어딘가의 산타학교에서 산타수업하고 있을
많은 아저씨들을 보면서
그래도 아직 뽀야는 꿈과 희망의 나라를 떠나고 싶지 않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
그래서 인형마다 이름을 붙여주고
정말 살아있듯이 매일 쓰다듬어주고
먼지털때는 팡팡 치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어라?! 전조작기 아동도 아니고......
뽀야가 제일 겁먹는 부분이 바로 이거다.
아빠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인형을 보면
귀여운 만큼 괴롭히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뽀야는
[앙대~!!!]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이 무력하다.
인형 하나 지키지 못했어. 하고는 급 수척해진다.
그런데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들 심리 저편에는
책임지기 싫어하는 성향도 있는 것 같다.
그저 귀엽기만 하면 되는게 인형이니까.
밥을 먹일 필요도 없고 예방접종할 필요도 없고
씻길 필요도 없고 가르칠 필요도 없다.
인형에 푹 빠진 사람들이 아이를 기르거나
동식물을 기르기라도 하면 어떨까.
더 잘 돌볼까? 아니면 말려 죽이게 될까?
귀찮아 할까? 아니면 감정이입이 심해서 고통스러울까?
어디를 봐도 뽀야 얘기네.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책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내 권한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일 수있지만
사실 내가 가진 능력은 참 특별하다.
나라는 인간 자체를 좌지우지 할수 있으니까.
빵이 맛있다며 마구 먹는 것은 살빼겠다는 내 의지에
역행하는 행동이며 건강을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는 행동은 오늘의 약속이라는
내 결심을 거스르는 일이며 오늘의 성공 또한 내일로 미뤄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이렇듯 수많은 크고 작은 일들이 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데
나는 키를 쥐고 있는 지도 모른채로 끌려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 유난히 무거운 몸에 운동을 제끼고 싶었던
몇 시간 전의 나를 반성하며 적어본다.
푸는 그냥 거기서 멍청하게 웃고 있을 뿐이지.
빤쓰도 안입고 말이야......
내 삶이 이렇게 된건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도 있지만
마지막 순간 결정을 내린 것은 나이다.
회피하지 말고 물러서지 말고
와, 그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아?
너 정말 독하구나~
이런 소리 들으며 살 수 있도록
오늘도 사랑스러운 나 자신을 혹사하며
채찍질 하다가 당근을 흔들다가
그러다가 과자나 먹어야지.
물론 내일의 운동은 더욱 견고하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는 거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300kcal를 소비했더니
왠지 현기증이 나는 것만 같다.(기분탓)
왜 천천히 타도 되는 자전거를
굳이 들썩대며 신나게 타가지고
평균치를 웃도는 신기록을 경신하는 건지
왜 그러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여튼 쓸데없는 데서 의욕이 넘쳐서 탈이다.
무릎이 지끈거린다.
이 연약한 몸뚱이는 10시에 잤다고 해서
입병이 돋아나버리는 그런 초 예민한 몸이다.
인생을 칼같이 맞춰 살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의 융통성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학교나 기숙사도 아니고
운동만큼은 양보없이 마음껏 해보고 싶다.
공부도 그렇게 계획대로 되면 참 좋겠건만.
푸우는 항상 행복해.
뽀야도 항상 행복해.
그 행복은 가까이 확대해서 보면 수많은 굴곡이 있지.
하지만 우상향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
언젠가 아랫쪽에 떨어져 있더라도
조금씩 너는 향상되고 있어.
힘내 뽀야.
넌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있어.
나도 잘 모르는 나지만
진정으로 나를 응원해줄 사람도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자.
그러다 지친 날에는 푸를 보며 배시시 웃어주자.
푸는 말할 거야.
[괜찮아, 잘될 거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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