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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과식주의 김밥

by 뽀야뽀야 202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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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회사 동료분께서 건네주신 

소중한 김밥이다.

말하자면 어묵김밥이다.

달달하게 조려진 어묵이 독특한 맛을 낸다.

김밥 꽁지는 너무 커서 입에 넣으면 발음이 안된다.

먹기 전에는 다 먹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5알쯤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빵빵하게 부르다.

식사를 앉아서 하다 보니까 잘 모르는데

일어나서 물 마셔보면 얼마나 배가 부른지 알 수 있지.

우리는 이 김밥에 익숙해져 있어서 

냄새만 맡아도 딱 느낌 오지.

또 과식하겠구나 하고.......(안돼~)

 

채소를 많이 건강하게 먹는 방법으로 2가지가 있는데

바로 김밥과 월남쌈이다.

전자는 목이 멜 수 있다는 점.

후자는 소스를 너무 많이 먹어서 짤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하여. 어묵탕까지 같이 건네주신 것이다.

국물이 엄청 진하다.

어디선가 우려낸 깊은 맛이 난다.

대파 같은 거 꼭 들어갔을 것 같은데.

안그래도 배가 부른데 어묵국물까지 계속 떠먹고 있자니

배가 터질 듯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입에서는 맛있으니까 계속 들어가는데.

과식해버리면. 그것도 저녁이라서.

소화를 못시키는 비루한 위장을 지녀서리.

 

집에서 김밥을 마는 것은 축제 준비를 위해서.

라고 못박아두던 과거가 있었다.

이제는 아무일 없어도 김밥재료가 흔히 팔기도 하여.

쉽게 김밥을 만들곤 한다.

그리고 이렇게 운 좋게 김밥을 얻어먹게 되면

더 맛있다.

원래 음식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준 게 훨씬 맛있으니까.

게다가 그 중에서도 김밥이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메뉴.

그렇게 또 과식을 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엄마가 퇴근하고 다같이 먹는 저녁은 너무 푸짐하여 

매번 뽀야는 조금만 먹을 걸 하고 후회를 한다.

아침을 황제처럼 먹고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 살이 빠진다던데.

어째서인지 우리는 반대로 하고있다.

방금 먹은 아침도 엄밀히 말하면 깁밥이다.

김하고 밥하고 먹었으니 말이다.

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나는 맛좋은 김밥이었다.

하아, 저녁 양을 줄여야 되는데 어제도 쌀국수를 먹어버려서.

뭐 계획대로 돌아가는 게 별로 없는 듯하다.

우리는 거창한 음식 같은 거 만드는 거를 즐기지 않아서

대접해드릴 게 없어서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엄마가 회사에서 잘 해드리겠지 뭐.

 

건강한 이웃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추워서 잘 나가질 않으니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데

가끔 장보러 다니다가 만나면 

세상 기쁘게 맞이해주시는 엄마 회사 동료분께 

항상 감사한다.

감사함이 잔뜩 쌓이면 밝은 얼굴이 되지.

항상 밝은 얼굴로 맞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세상 잘 살고 있는 거겠지.

이웃사촌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요즘 시대에.

이런 이웃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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