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잡채 같은 잔치음식이 생각났다.
정말 손 많이 가는 음식 중에 하나인 잡채는.
재료 손질부터가 아주 번거롭다.
살짝 데친 시금치에서 계속 흙이 나와서 씻어주기를 반복.
채소를 썰어서 볶아주면 냄새가 아주 좋다.
그리고 원래 우리가 먹던 참깨가 절판인지 뭐신지
검은 깨밖에 없기에 사와봤는데
의외로 음식에 포인트가 되고 예뻐서 좋다.
당면을 거의 반나절동안 불려놓았더니
통통해져서 만족스러웠다.
사실 중화당면을 살까 고민했었는데.
기존 당면은 너무 얇아서 씹는 맛이 없달까
쫄깃하지가 않달까 좀 그래서.
그래도 오래 불려놓으니 좀 보기가 낫더라.
그런데 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동생은 사정이 있어 많이 먹지를 못하였다.
동생이 괜찮으면 원래는 배달음식 시켜먹으려 했었는데
사정이 그렇다 보니.
이럴 때를 위해서 볶음우동을 사 놓았지.
볶음우동 얘기는 다음에 하겠지만
그냥저냥 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오이짠지랑 같이 먹어서 그런가 감칠맛이 아주 좋았어.
당면도 면은 면이니까. 줄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 새해에는 잔치음식도 좋아.
그렇게 퉁치게 된 잡채.
큰 후라이팬 안에서 채소들과 함께 무지막지하게 뒤섞이며
당면이 익어가는 모습은 장관이다.
그 옆에 서 있으면 참기름 냄새가 아주 침 떨어진다.
원래는 큰 양동이 같은 데다가 넣고 섞었었는데
당면 표지에 적힌대로 따라하다 보니
이 방법도 아니고 저 방법도 아니게 되긴 하였지만
맛은 끝내준다.
간식으로 먹기에도 부담없는 잡채.
완전 사랑한다.
쫄깃쫄깃한 면발에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도 놓칠 수 없지.
떡국에 잡채까지
든든한 새 해 밥상이 된 것 같다.(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