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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김남길 치임 포인트53 눈망울

by 뽀야뽀야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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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기어린 눈망울에 약해지는 마음

 

그렇다.

남길은 눈이 굉장히 초롱초롱하다.

바라보고 있으면, 그 촉촉이 물기 어린 눈망울에 

뭐든 다 해주고 싶어지고.

잘못이 있으면 다 털어놓고 싶어진다.

그런 마성의 멍뭉미가 있었어.(후덜)

 

특히 장난을 꾸밀 때나 선후배를 놀릴 때 빛나는 눈빛을 잊을 수 없지.

환하게 웃을 때 확장되는 동공과 까맣게 햇살 받은 눈망울.

보통 한국 사람들 중에는 검은 눈동자가 별로 없다고 한다.

다들 약간의 갈색이 섞여들어가곤 한다던데.

나도 갈색의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그런데 남길의 눈망울은 정말 까맣다.

역시 이 세계 사람이 아닌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지금 남길 잡지 받아서 다 감상하고 감탄하고

그러고 있는데 아직 내 손에는 잡지가 도착하지 않았다.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늦는 거야!

화요일 출고 예정이라는 건가, 배송 예정이라는 건가.

그래24 너무해!!(힝)

전공서적과 교양도서를 한 군데서 사다보니 

포인트때문에 그래 24에 묶여 있지만.

진짜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험악해져........(으르렁)

 

사실 검색만 하면 그 시절 화보나 영상 찾아볼 수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소장욕구라는 것은 특별하다.

그와 그의 생각이 인쇄되어 있는 형체를 가진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그를 소유하는 것 같은 착각이 이는 것이다.

나는 수집욕구가 대단한 편이다.

예전에도 덴버 판박이 껌종이를 잔뜩 모아두다가 걸려서 다 처분당했었고.

보다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여러가지 과일모양, 소꿉놀이 재료인 지우개를 모으다가 

지우개가 뜨거운 열기에 녹아내려 다 버린 적도 있었지.

생각해보면 그 순간 되게 열심히 모았던 것인데.

버릴 때는 또 꽤나 미련없이 훌훌 털어낸다.

모은다는 행위 자체에 만족을 느끼는 건지도 몰라.

그래서 더 위험하다.

저장 강박증이라는 것도 있던데 말이다.

우리는 조금씩 불완전한 부분을 가지고 살아간다.

수없이 핸드폰에 쌓여가는 남길사진이나.

브라우저에 남길 기사 잔뜩 즐겨찾기 하거나.

정말 야금야금 조금씩 쌓여간다.

대부분이 다시는 돌이켜 보지 않을 것들이다.

순간은 소중하고 백업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그런데 나는 내게 정리하는 기술과 습관이 없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 버린 것 같다.

뭐든지 모아두는 나의 버릇.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하고 쌓아두는 나의 습관.

휴대폰 잔여 용량이 계속 줄어드는 걸 보면서.

이러다가 폰이 버벅일 수도 있겠다 싶어 멈춰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그리도 아름답다던데.

파일정리는 딴나라 얘기만 같다.

 

남길의 눈망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많고 많지만 

그 중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드라마 2개를 꼽아보자면,

첫째로 드라마 나쁜남자이다.

둘째로 드라마 상어이다.

전자는 더벅머리에 귀여운 건욱이의 멍뭉미를 실컷 감상할 수 있어서.

후자는 그냥 이수 영상 화보집이라서.

그래도 까만 눈동자가 더 빛나는 건 과거 작일 수록 더 그런 것 같다.

그 때는 온몸을 던져서 연기하는 느낌이 더 강했다.

젊은시절의 혈기가 말해주는 듯도 하다.

지금은 좀더 완숙되고 절제된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서.

미숙성된 남길이라는 와인도 참 싱그러워 좋지만.

잘숙성된 남길이라는 와인도 구미가 당긴다.

중요한 건 나는 술을 전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남길의 연기 성숙도를 평가하는데는 와인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때로는 톡 쏘듯이 강렬하고, 뒷맛은 여운이 남으며.

자꾸 생각나고 입술 덧그린 자리를 매만지게 된다.

 

장화신은 고양이가 [때릴거냥...?]이라고 수줍게 올려다보는 사진이 떠오른다.

땡글땡글한 그 여린 눈망울을 볼 때마다.

사르르 녹아버리곤 하는데.

남길의 천연미소와 눈망울도 그와 흡사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잡지 스포 사진을 좀 봤는데.

녹색이 참 잘어울리는 남길이다.

약간 차분하고 냉철한 분위기 좋다.

자신의 이름 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그의 모습을 언제나 응원한다.

그래서 잡지 언제 오나효?! 나도 바스락 거리고 싶은데.

사람의 눈을 잘 못마주친다.

수줍음이 많은지도 모르곘다.

그냥 상대방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지.

너무 둔해 빠져서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눈을 바라보면 내 생각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서 그렇다.

때로는 눈빛으로도 많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잘 아니까.

그래서 노력 중이다.

눈을 맞추는 연습 말이다.

내 생각을 들키지 않고 상대방의 눈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는

좋은 방법 뭐 없을까.

남길 잡지 가져다 놓고 실컷 연습해야지.

근데 지면상의 남길하고도 내외할지도 몰라.

왠지 우리는 마주 대하면 안될 사이 같아.

눈 맞추는 건 어색하니까 그만두자....

하지만 한 번 본 사진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아서.

계속 그 시선이 나를 따라붙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흠칫흠칫 거리며 들뜨는 마음을 진정시켜본다.

 

차분해지기.

요새는 많이 좋아졌는데.

어느 날 아침에 내 눈앞에 드리운 거미줄에 매달린 흰 거미로 인해.

차분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무척이나 빠르게 피했다.

놀란 가슴이 두근 거렸고

동생은 아주 천천히 나를 돕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침착이 참 어렵다.

벌레에 취약하다.

세상엔 놀랄 일도 진정이 되지 않는 일도 참 많다.

노력중인데 잘 안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감정을 1차적으로 걸러내지 않고 내뿜어 내는 게 

내 매력이라고 자위하는 수밖에.

우리집엔 다들 차분한 사람들만 살았어서

내가 더 튀었었는데.

지금은 엄마와 내가 시끌벅적 담당이다.

동생은 어떻게 그렇게 매사에 차분할 수 있는 건지.

그 강철 멘탈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지방직 장소 발표가 났다.

내가 잘 아는 곳이긴 한데.

버스로는 조금 멀고 택시로는 너무 가까운 그런 곳이라.

갈등 때리는 중.

시험이 코 앞인데 주말 다 챙겨 쉬고 놀면서 지내는 중.

이게 배팅이라면 너무 판돈이 큰 게임이 아닐까.

내 인생을 건 시험인데.

항상 시험장에 갈 때는 내 실력이 99%도 안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100점 만점에 99점 정도의 실력과 1%의 불안을 가지고 시험을 본다.

불안이 모든 걸 망치는 걸 많이 봐왔다.

해를 거듭하며 쌓여갔을 지식인데.

침착하지 못한 나는 고배를 마시게 된다.

본 게임은 11월 임용이지만.

나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게 슬럼프일까.

남길의 기운을 받아서 잘 해내고 싶다.

열심히 사는 사람은 눈부시게 빛난다는 걸.

나는 지금 빛나고 있는가?! 

생각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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