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이 왜 좋냐고 묻는다면.
그의 미소를 한 번 보라고 답하고 싶다.
입꼬리가 살짝 안쪽으로 말리면서.
가지런한 치아가 보인다.
그야말로 해맑은 소년의 모습이다.
그가 실없이 웃는 장난꾸러기 자태로 방송되었던
드라마 명불허전(2017)을 보면.
그의 미소가 도드라진다.
봉탁이 일때의 그의 미소는 압도적이었다.
역경과 고난 같은 거 한번에 뛰어넘어 버리는 강한 존재.
그리고 뒤돌아서 카메라를 향해 씨익 웃어주는 여유까지.
비록 드라마 명불허전이 후반부로 가면서는 탈루기 역할을 했지만.
조선과 현대를 오가며 상황을 바꾸어 나가는
연경과 임의 노력이 가상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청자의 눈믈을 뽑아내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명불허전 이라는 드라마는 웃음이 더 많지 않았나.
그런 인상으로 남아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아마 김남길이라는 배우가 주는 청량함, 발랄함.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무표정일 때의 그는 웃을 때와 갭이 심하다.
같은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다르다.
진지할 때는 저 밑바닥까지 진지진지 열매를 먹었는가 싶을 정도이다가.
깨방정을 떨 때는 또 한없이 가볍다.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매력이 공존할 수 있는 건지.
그건 남길에게 물어봐야 할 듯하다.
아마 본인도 잘 모를 수도 있다.
생각해보니 남길은 웃는 필모가 별로 없다.
하나같이 슬프고 아파하고 고뇌하는 그런 역이었잖아.
그나마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 호탕하게 웃었었지.
연기 딜레마를 극복하게 해 준 작품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성격과도 가장 닮아있다고 말했던 것도 같다.
드라마 열혈사제(2019)에서도 진지한 신부님 역을 맡아서,
깨방정은 없을 줄 알았으나.
코믹 장르였다.
그리고 마냥 웃기기만 할 줄 알았더니
웬걸. 기구한 사연 속에 슬픔을 숨긴 주인공이었다.
한없이 진지모드로 가는 드라마를 보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야누스 같은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원래 사람이 웃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편인데.
남길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김남길. 이렇게 이름 석 자를 떠올리면 눈물이 왜 떠오를까.
죽음을 맞이하던 애절한 비담의 눈빛.
그 크고 강아지 같은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그게 떠오른다.
하긴 남길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 중에 비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하지.
62부작 동안 비담으로 살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웃는 얼굴이 이렇게나 예쁜 사람한테.
왜 자꾸 눈물을 심는 건지....(한숨)
이제는 마음껏 웃을 수 있는 필모가 필요한 때가 아닐는지.
마냥 진지하기만 해서 명작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길의 코믹연기와 생활연기가 고픈 뽀야였다.
미소 하니까.
영화 어느 날(2017)의 여주인공의 극중 이름인 단미소가 떠오른다.
그의 미소는 단미소이다.
살짝 달콤하다.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그런 눈빛.
입에 모터를 단 듯 툭툭 내뱉는 투덜거림도 귀여워.
그의 미소는 정적인 그런 미소가 아니라.
사람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는 마성을 가진,
동적인 미소이다.
한마디로 사람을 홀리는 미소라는 거지.
내가 남길 팬이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까?
엄마도 남길이 웃을 때 귀엽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매일 인상쓰느라 힘들겠다고.
작품 설정이니 어쩔 수 없다고.
원래는 귀여운 인상인데 진지한 역 맡으면 또 잘어울리고.
참 알수없는 매력부자다.
영화 무대인사 같은 거 보러다녔으면
안경쓴 생남길의 미소 확산 현장을 많이 봤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러질 못했어서.
또 요즘에는 코로나도 있고 그러해서.
아마도 이 생은 틀린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나는 훌륭한 팬이 되고 싶으니까.
그가 드물게 미소지을 때 오래 기억해 두자.
이런 생각도 든다.
지면을 할애해서 웃음편을 만드는 건 어떨까.
배우들의 웃는 사진을 좍~ 실어놓는 것이다.
그것도 제일 안 웃을 것 같은 사람들만 모아서 말이다.
남길이 빠지면 서운하지.
남길이 자주 웃든 아니든 배우로서의 남길이
여기저기 빠지는 거 없이 다 끼어들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Korean Actors 200에서 남길이 아직도 공개되지 않아서.
두근두근 하며 기대중이다.
coming soon이 빨리 바뀌어야 할텐데 말이다.
비열하게 웃는 사진이면 좋겠다.
비열한 웃음도 웃음이니까.
왠지 영화 무뢰한(2015)도 떠오르고 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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