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 하면 전도연이지!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런 거장을 상대한 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
뭐 누구냐 하겠지만 당연 남길이다.
무뢰한은 청불영화라 호기심이 확 당겨졌다.
뭐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자극적이기에 청소년 관람불가일까?!
이미 청소년은 한참 전에 벗어났기에
두근두근 하며 몰입하기 시작한다.
혜경은 어찌보면 이용당하고 버려진 새끼마담이다.
그녀를 다시 재탕 삼탕으로 이용하려는 게 영준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선을 넘게 되어버린다.
선을 친다는 게 명확하지 않고.
처음에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다가도
어느새 동화되어 익숙해지는 게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속성을 잔인하게도 잘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한다.
재곤이의 느슨하게 단추 풀린 셔츠라든지.
나른한 눈빛이라든지. 혜경을 홀리기 위해, 속이기 위해 분주했던.
그리고 얽혀드는 눈빛에 심쿵해버렸다.
마치 혜경에게 빙의되어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싶기도 했다.
잡채를 비벼 대던 혜경의 손.
화려한 의상. 그리고 숨막히게 다가오는 재곤.
이 영화의 해석이 분분하다.
마지막의 새해 복 많이 받아라 XXX야! 라는 대사는
아무렇지 않아 하고 싶어하는 영준의 속마음일까.
형사로서의 자각을 하고나서 뜨끔해져 버려서 내뱉는 방언일까.
왜 남자들은 모든 것이 끝난 후에 그렇게 냉정해지고 마는 건지.
그가 내게만 보일 정도로
달콤하게 유혹하던 말들은 어디론가 다 날아가 버리고.
진심이야...? 라고 떨리는 눈동자에, 그걸 믿냐? 라고 답해버리는
이런 게 하드보일드 멜로인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멜로는 하고 싶지 않다.
사람 피말리는 거지 이게.
사실 하드보일드와 멜로는 어울리지 않는 말의 조합이라고 한다.
하드보일드는 감정이 쏙 빠진 단어인데 거기에 감정 충만한 멜로를
갖다 붙이니 어색할 말이 될 수 밖에.
어쩌면 이 영화는 그 어색함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공존할 수 없는 그들의 사랑을 엇갈리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사랑해선 안될 사랑을 사랑해 버렸네.
이런 진부한 스토리는 많고 많지만.
무뢰한은 좀 달랐던 것 같다.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단정 지어주는 힌트는 어디에도 없지만.
관객이 바라는 열린 결말과 같은 그런 다분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이런 영화.
다시 다짐하지만 이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단 말이야!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봤는데.
어쩔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 참 묘한 것 같다.
그리고 두근두근 목욕탕 장면을 촬영할 때.
현장 스태프들을 놀라게 한 것이.
바로 남길의 서슴없는 행동이었다고.
벗고 돌아다니는데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었다고.
그래, 그는 프로였다.
그래도 메이킹을 보면 또 한마리 온순한 양이 되어 까불고, 깨발랄하고.
아주 혼자 바쁘신 분이다.
그리고 배우 전도연을 회장님이라 칭하며 역할놀이하던 남길의 모습도.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아닌가.
귀여워요........(헉)
어쩌면 그가 무뢰한인 이유는 혜경의 여린 부분을 예고없이 째고 들어와서
휘저어 놓는 그런 무자비한 매력을 가졌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 해 보았다.
원래 이런 장르는 어둡고 음침하고 해석이 어렵고 너무 조용하고.
거칠고 수컷냄새 나고 그래서 선뜻 고르지 않는 분야인데.
주인공들의 열연을 기대하며 봤던 거라서.
과연 기대 이상이로구나 싶었다.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 작품은.
그 밖에도 많은 수상의 쾌거를 올리게 된다.
거의 여우주연상을 휩쓸게 되는데.
상복이 없었던 남길은 여전히......(T.T)
그래도 칸에 가게 되는 경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웅퐈와 같이 작품을 하게 되어 얼마나 현장에서 아옹다옹했을지.
그림이 그려진다.
까부는 남길을 배우 박성웅이 봐주고 그런 모습 말이다.
어쩌면 더 거칠게 놀았을지도 모르지.
성웅은 이번 영화에서 혜경의 애인 준길로 나오는데.
별로 자주 나오는 건 아니지만 묵직한 연기였다.
근데 가만히 아무것도 안해도 정말 카리스마 있는 것 같다.
일단 눈빛이 너무 무서워.....(힉)
지금에서야 여기저기 나오면서 부드러운 면모를 과시하지만.
그 당시는 진짜 무서웠다.
영화 코멘터리에서도 되게 거친 남자로 느껴졌다고.
날 것의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성웅이 다시 내안의 그놈(2019)같은 코믹 연기에도 꾸준히 도전하고
외면과 다른 말랑말랑한 연기를 더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 갭이 너무 재밌거든!
어째 도연 얘기로 시작해서 남길 얘기 하다가 성웅얘기로 끝이 났는데.
뭐, 그렇다.
영화에 나오는 굵직한 배우들이 다 좋았던 신박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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