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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꼬마붕어빵

by 뽀야뽀야 202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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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들은 작을 수록 귀엽다.

미니 붕어빵인데 냄새가 고소해서 

지나가는 발길을 붙잡아 두는 것이다.

아직 많이 익숙하시지는 않은 듯

삐져나온 팥이 욱신거린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

뽀야 용량에 딱인 꼬마 붕어빵이다.

요거 2개 먹어주면 배가 기분좋게 부르다.

속재료도 팥과 크림 2가지가 있다.

뽀야는 크림이 먹고 싶었는데 

엄마가 팥을 좋아해서.

 

그러고 보니 엄마는 팥죽을 엄청 좋아한다.

엄마가 옛날에 살던 동네에서는 팥죽에다가

칼국수도 넣어서 후루룩 먹었다고 한다.

뽀야는 팥죽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다.

옷에 다 튀기고 입에 검게 묻고 

지저분해서 좋지가 않더라.

이런 사람이 LA갈비는 또 손에 다 묻혀가며 

즐긴다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그냥 팥죽이 싫다고 해라!(파워 당당)

 

그냥 검은 색 음식은 구미가 당기질 않는다.

요즘에 먹물 파스타니 해가지고 

먹물 요리가 참 많은데

그거 먹는 모습 볼 때마다 기괴하다.

그야말로 외계에서 온 분들 같다.

입가에 검은 소스 묻히고 검게 웃어보이는데

너무 무섭다 호러임에 분명하다.

팥죽은 그런 검은 웃음을 연상시켜서

그런데 의외로 팥죽은 액운을 쫓는 기능에서

예부터 많이 먹어 왔다고 한다.

팥죽 자체가 호러이고 무서운데 

오히려 무서운 운을 내쫓아준다니 너무 신기하다.

 

로또는 매번 5줄에서 1개가 맞을랑 말랑 하는데

그걸 매 번 사는 엄마가 얼마나 주술에 물들어 있는지...

뽀야는 못마땅하다.

좋은 꿈을 꿔서. 이유도 매번 다채롭다.

그냥 영험한 기운을 받은 날에는 로또를 산다.

5000원만 당첨되도 좋다는 그런 소박한 생각이겠지만.

뽀야는 로또가 싫다.

일확천금의 망상에 가까운 꿈을 꾸게 하는 

그런 행운이 싫다.

내 삶이 내부로부터 바뀌는 것이 아닌

외부로부터 바뀌게 만드는 그 어떠한 작용도 거부하고 싶다.

토요일 저녁마다 두근두근 하면서 맞춰보고 

또 AC~ 이번에도 꽝이로구만 하고 뒤돌아서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다.

작은 실망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뭐하러 내 돈주고 실망을 적립하냐고 

수없이 말해도 끄떡없다.

거기서 인간의 탐욕을 보았다.

로또를 사가는 사람 중에 눈빛이 정상인 사람을 본적이 없다.

무섭다.

복권기금이 좋은데에 쓰인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강제로 들뜨게 만드는 그런 일을 하는 

한 장의 종이가 밉다.

누가 우리 엄마 좀 말려줘요. 

그 돈을 우리 위장에 투자하라고 말 좀 해줘요.

 

그래, 탕수육이 땡긴다.

오늘은 탕수육으로 가볼까나.

50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포만감과 미각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맛난 음식이 좋다.

불쑥 솟아나는 배는

자전거 페달을 열나게 돌리게 만드는 근원이 된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맛난 음식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뽀야는 항상 제자리에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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