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이 운동화가 귀여워서.
그러나 생각보다 딱딱한 신발에 좌절.
멋쟁이의 길은 힘든거구나를 느낌.
좀 낡으니 신기 편해짐.
늙어가는 우리네와 비슷한 운동화.
르꼬끄 포치 벨크로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 신발은
2016년 제품이고 가격은 10만9천원.
그 당시 패션이라고는 1도 모르는 뽀야는
왜 이 조그만 운동화가 이렇게 비싸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모처럼 백화점에서 좋은 신발 좀 사보자 하여
비교에 비교를 거듭하여 구매하게 된 것인데
처음엔 발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여
이거 사이즈를 잘 못 샀나.
발이 갑자기 커졌나.
자기반성을 하게 해 준 운동화였다.
언젠가 저 운동화도 운동기구 위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겠지.
사실 요즘의 용도는 비오는 날 전용 신발이다.
빗방울이 떨어져도 흡수가 안되는 재질이라
비오는 날 웅덩이 찰방찰방 담가도 안전(!)하다.
새 신발을 신으면 조금 그 불편한 맛이 좋았었다.
기분이 들뜨고 빨리 여기저기 신고가서 자랑하고 싶고
그랬지만 뽀야는 그 때도 공부하고 있었다.
멀리 가봤자 집 앞 마트에 신고 가는 정도?!
아~ 그걸로는 부족한데.
먼 데로 외출 해줘야 했는데.
근데 사실 신발 초기에는 발이 아파서 몇 번 신고 나가지도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 수록 이대로 냅두면
저건 고대 유물이 또 될 것 같은기라.
아파도 신어야 한다!! 그래서 마구 구겨 신었더니
저 꼴이 되었다.
하지만 예전의 불편함은 없어졌으니
좋은 일이지.
약간 신발 천장이 낮아서 발을 꽉 압박하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막 집어던지며(?)신었더니 조금 편해졌다.
역시 사람이든 신발이든 길을 들여야 편해지는 법.
아름다운 미관을 포기한 우천용 운동화가 되어버렸지만
언제고 편할 때 신을 수 있는 운동화. 하면 떠오르는 게
이 녀석이라는 사실은 얘한테도 좋은 일일 거다.
물건은 모셔두는 게 아니라 사용하는 게 좋은 거지.
모셔두다가 먼지 앉아 바로 쓰레기통으로 가는 모습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뒤늦게 라도 너의 진가를 알아채서 다행이다 포치야.
어~포치 되게 귀여운데?!
포치,포치,포치~(하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