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정리.
아니 이걸 왜 지금 하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신박한 정리(2020)에 자극받아서
빨리 치워야 한다는 압박감에(?)시달리며 정리했다.
이렇게 쉽게 버릴 수 있었던 것을.
저기에는 초등학생 때 옷도 있고
중학생 때 옷도 있으며
하여튼 시기별 옷들이 짬뽕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조금씩 계절 바뀔 때 버리는데
뽀야는 한꺼번에 다 모아서 버리려니
끌차에 하나 가득 산처럼 옷이 쌓인 채로
질질 끌고 버리고 왔다.
[비워내야 또 채울 수 있다.]
이 말을 계속 되뇌면서(...)
이토록 오래된 옷가지를 버리면 대개
시원~해야 하는데
뭔가 찝찝하고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거 같고
우울우울 열매를 먹은 것 마냥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뭐 하루 지나니까 아무렇지 앟네!
그러게 앞으로는 있는 옷들 자주 들춰보면서
새로 뭔가를 사더라도 겹치지 않게
오래 입을 수 있는 옷들로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그렇지 않아도 뽀야는 물건을 잘 못 버려서
살 때도 신중한 편이고
그냥 뭔가를 사면 거의 3년 정도는 안버린다고 보면 된다.
유통기한 지나도 갖고 있는다.
왜냐? 추억과 기념이 서려 있으니까......(부질없네)
지금은 예쁘게 옷장을 정리했지만
일주일만 지나면 다시 개판이 되어버릴 거라는 걸 안다.
그래도 텅텅 빈 옷장을 바라보니
어서 빨리 채워야 겠네? 하는 불길한 마음이 스멀스멀.
집앞에 마트가 있다보니 옷을 쉽게 살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충동을 뽐뿌질 하는 가게들이 좀 있어서.
계절에 맞게 장식해놓으면 지나가다가
아, 요즘 입기 딱 좋겠다.
이러면서 집에 있는 옷은 생각도 안하고
덜컥 사버리거나
그래놓고 별로 입지 않고 한 3년 갖고 있다가
지금처럼 버리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낭비는 아닌 것 같고
사서 모아두는 행위를 즐기는 것 같다.
쇼핑백 같은 것도 차곡차곡 모으는 걸 보면
정말 물건에 집착이 강한 것 같다.
물론 엄마가 때 되면 싹 모아서 버려버리지만
언젠가 뽀야가 독립하게 된다면
집구석이 어떨지.
안봐도 비디오다.
쓰레기장......(!)
우리집 사람들은 다들 정리 좋아하고
청소 좋아하고 씻기 좋아하고
깔끔하고 버리기 좋아하고
상큼한데 나는 왜 이럴까...?
정체성의 위기를 느낀다.
비슷한 환경에서 똑같은 거 먹고 마시고 자랐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뽀야한테 뭐 문제 있었나?!
큰 충격이라도 받았나?(내가 더 충격이다)
우리 가족 구성원이 상큼한 오렌지라면
뽀야는 말라 비틀어진 시큼털털한 오렌지다.
이게 아닌데......
빨리 멋진 여성이 되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가망성 52%)
=확률적으로 볼 때의 가능성이 50%이고 뽀야의 노력이 2%(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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