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는 못생긴 과일로 유명하다.
그런데 모과향은 정말 그윽하다.
예전에는 자동차 뒤쪽에 모과를 올려두고 다니는 차들이 참 많았었다.
쾨쾨한 차내 공기를 확 변화시켜 줄 그런 과일.
울퉁불퉁 모났지만 향은 끝내주는 그런 과일.
그런 얘기를 들어본 것 같다.
엄청 평범한 사람인데 왠지 좋은 향이 나면
그 사람이 달리 보인다고.
그래서 서양에서는 향수가 발달했다.
뭐 기원으로 올라가자면 과거 왕실에서 자주 씻을 수 없어서
또 화장실의 발달이 늦어서 아무데나 응아와 쉬야를 해서
치맛자락에 묻으니까.
드러운 향을 지우기 위해 향수가 발달했다나 뭐라나.
근거를 알 수없는 뽀야 기억 속 이야기.
뽀야도 인위적인 향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드는 생각이 앞서 말한 향기의 착시효과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사람으로 보일 수 있고
거기에 향기가 한 몫 한다면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단 말이지.
그렇잖아도 이미 향수 2개 보유 중.
1개는 유효기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향이 좋은 안나수이.
나머지는 쥬시꾸뛰르.
안나수이는 뽀야 부탁으로 엄마가 사주신 향수였고.
쥬시꾸뛰르는 이제는 어엿한 아빠가 된 친척 오빠가 선물해 준 것이다.
특별한 날에만 뿌리는 터라
일반적으로 뽀야한테서 무슨 향이 나거나 하지는 않는 편.
화장품에도 향이 없다보니 정말로 무향.
가끔 흥분하면 땀냄새.
머리 덜 감으면 퀴퀴한 할머니 냄새.
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냄새의 효과와 피해에는 또 둔감해서.
아빠 계셨을 때는 뽀야 방에서 너무 텁텁하고 퀴퀴한 냄새가 자주 난다며
아빠가 강제로 환기 시키곤 하셨다.
뽀야는 창문을 잘 안 연다.
이유는 단순하지 귀찮으니까.
열면 닫아야 하는게 인지상정.
그 모든 과정이 귀찮았던 뽀야는 닫기 귀찮으니까 열지 않는다.
를 선택한 거지.
이제는 일요일마다 대청소를 하니까 그럴 일은 없지만
되도록 이 무향 생활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
다들 저마다 향을 가지고 있어서
나만의 고유한 향을 고르기가 힘들고
그럴 바엔 차라리 무향으로 남고 싶다.
언젠가 무향인 내가 돋보이는 그런 날이 오겠지 뭐.
모과 너는 스스로 맛있는 향을 낼 수 있어서 좋겠다.
그걸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서 괜찮네.
킁킁대며 모과나무 앞을 지나가는 무향추구의 여인네는
오늘도 귀차니즘과 싸운다.
청소와 씻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귀찮아~!!!
그래도 어찌어찌 히키코모리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잘 살고 있다.
씻은 뒤의 그 상쾌함을 떠올리는 훈련과
좋은 향의 바디샤워.
그리고 맜있는 향의 샴푸와 클렌징은
뽀야의 씻기 욕구를 UP 시킨다.
그래, 씻기 싫어하니까 도구를 사용하자.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잖아.
그래도 씻지 않아도 자연스레 좋은 향이 나는 모과가
자꾸 부러워지는 것이었다.
나는 못났으니까 저절로 향만 나면 모과랑 똑같은데.
안될거야 아마......(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