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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뭉탱이 나무

by 뽀야뽀야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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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내 이렇게 예쁘게 조경을 해놓았다.

실제로 가서 보면 더 멋진데.

사진이 못 담아 내었다(T.T)

슈퍼 갔다가 집에 올라갈 때마다 마주치는 나무들.

동글동글 뭉탱이진게 아주 귀엽다.

세상에는 자기일에 열심인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는데

확실해 졌다.

특히 아파트관련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더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아파트 입구에 키낮은 테두리 나무들도

큐브모양으로 조경해놓은 걸 보고

어찌나 감탄을 했는지.

그걸 위해 경비아저씨들께서는 무거운 모터를 등에 매고

계속 수목 정리 작업.

본인이 사각형으로 깎으면서도 묘한 쾌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예쁜 모양이 나올 수가 없지.

잘려나가는 가지가 아프겠지만

제멋대로 삐죽빼죽 튀어나온 가지는 위험하니까.

굉장히 인위적인 아름다움이지만

뭔가 단정할 때 나오는 그런 맛이 있다.

앞머리가 예쁘게 잘라지면 기분이 좋은 것과 같은.

조경 기술이 만만치 않은 분야지만

나중에 꼭 배워보고 싶다.

산책하면서 그런얘기 자주 흘리곤 하는데

엄마는 뽀야 손재주 없어서 절대 못한다며

못을 박는 것이다.

그래도 사부작사부작 배우면 어떻게 안 되려나...?

노후에 할일도 없을 텐데 

삶의 작은 목표를 미리 삼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그 밖에도 코로나19가 활개치기 전까지는 

도서관 사서가 되는 게 제2의 꿈이기도 했었다.

나이가 들면 사람 자체가 하나의 도서관과 같이 되지 않는가.

도서관 속의 도서관이라고나 할까.

그런 할머니 사서 하나쯤 있는 것도 독특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뽀야의 젊은시절과 같이 책을 못 찾는 아이들을 위해서

책위치도 알려주고 원한다면 간단하게 책 내용도 스포하고

책 정리도 하고 새로나온 책을 먼저 읽어보는 특권까지.

너무 완벽한 노후 계획이었는데 

코로나가 다 망쳐놓았다.

도서관 들렀다가 조경 배우러 가면 딱이네.

이런 생각이나 하고 앉아있는 뽀야는 

정년이 65세라고 하면 아직 30년도 넘게 남았네.

지금 하는 공부 열심히 해보자.

오히려 너무 먼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여 헤맬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목표가 지금에 대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노후의 즐거운 삶. 으쌰으쌰. 이렇게.

뭉탱이 나무 구역을 지날 때마다

이런 나의 노후 목표가 떠올라서 

자꾸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는 것이다.

책가방 속에 책들이 다 뽀야를 비웃는다고 하더라도

꼭 해내고 말 거야.

할머니 사서. 할머니 조경사. 잘 할 수 있어.

그나저나 인생 전체에 배움을 쉬는 날이 없네.

고생이 많구랴 내 몸.(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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