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만 기억하면 돼
엄마가 노각을 얻어왔다.
살살 깎아내는데 상큼함이 거실 전체로 퍼져나가더라.
물론 모든 양념을 할 때는 앞에 [백종원]을 붙이면 실패가 없다.
그리하여 백대표님의 쉬운 레시피를 찾아 헤매다가 발견한 방법.
3.3.3을 기억하면 된다.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마늘, 참기름, 설탕을 모두 3스푼 넣어주는 게 핵심.
일단 이 양념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노각이 3개여야 한다.
노각이 1개면 1스푼으로 다 바뀐다.
그리고 마지막에 깨를 약간 뿌려주고 양념이 되니까 물을 살짝 넣어 이겨주면 된다.
오이상치는 동생이 최애하는 반찬 중에 하나이다.
아삭아삭하고 수분이 충만한 오이반찬을 참 좋아라 한다.
몸의 열을 내려주기 때문이기도 하지.
사실 뽀야는 채소 반찬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
요즘에 많이 바뀌려고 노력 하는 중이다.
자극적인 것만 찾다가는 내성만 강해지고 더 독한 걸 찾게 되니 말이다.
직접 깎은 노각은 소금에 충분히 절여두었다가
씻어내고 물을 꼭 짜서 양념에 버무려 준다.
마지막에 파를 송송 썰어 내주면 색감도 좋고 향도 좋은 노각무침 완성.
씹을 때 아삭아삭한 그 느낌에 매료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먹으면 상큼하니까.
오이를 향부터 싫어하는 사람도 있던데.
뽀야는 별로 오이를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비빔면이나 국수, 냉면 이런 데 빠지면 서운할 정도지.
일요일인데 뭔가 특별한 계획이 없고.
그저 독서와 창작활동이라고 정해두었다.
주중에 힘들게 공부하는데 쉼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게다가 오늘은 매일 하는 영어라디오도 없어서 늦잠을 잤다.
그래봤자 7시 10분 기상이기는 하지만.
영어 라디오가 있는 날은 6기 20분에 일어난다.
6시에 일어나면 출근하는 엄마랑 동선이 겹쳐서 불편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요즘에 밖이 너무 코로나로 위험하고 더워서 야외산책을 못하게 되면서.
하루에 할당된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실내에서 트레드밀 하는 것은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달린다.
일부러 몸을 힘들게 만드는 게 운동이라지만.
체력소모가 너무 커서 저녁에 운동을 하고 나면 그냥 방전 돼 버린다.
그래서 어제도 운동을 쉬었다는 얘기인데.
하루에 100걸음도 안 걷게 되는 게 독학하는 수험생의 모습이다.
자취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텐데.
가족과 같이 사니까 힘든 일은 다 대신 해주시고.
공부만 하다보니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그래서 트레드밀을 못견디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 같다.
어제는 대신에 스쿼트를 좀 했다.
허벅지가 저릿저릿해서 혼났다.
이러다가는 허벅지 괴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자다가 서큘레이터 타이머가 다 되면 운행을 멈추게 되고.
시원한 바람이 끊긴 내 방은 금방 찜통이 된다.
눈 부비며 깨어나서 다시 서큘레이터를 작동시키고 자리에 눕는다.
이 과정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이 때의 나는 아마도 좀비와 다름없을 것.....(후덜덜)
책 한권을 독파한다는 것.
그리고 책의 내용을 서로 토론하면서 내가 읽는 내용을 강화하는 것.
이보다 좋은 활동이 있을까.
동생의 존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독서는 상당히 고독한 활동이지만.
독서는 무궁무진하게 다른 활동에 활용될 수 있기에.
더 소중한 것 같다.
여름 반찬으로 노각무침을 선택한 건 절호의 기회였다.
입맛이 없을 때에 입에 침을 고이게 하고.
한 입 베어 물면 시원하게 청량한 이 반찬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