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그 때는 몰랐었지.
살랑살랑 떨어지는 벚꽃의 무게를.
이제 다시
우리가 맞이할 수 없는 봄의 기운.
다시는 아빠 어깨에 닿을 수 없는 벚꽃.
되돌아가고 싶은 봄날.
벚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웃고 떠들고 했던 지난 날.
바람이 훅 불면 멀리멀리도 휘날렸던 꽃잎들.
이제는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벚꽃의 무게.
손바닥에 한 잎 떨어지면
손바닥이 패일 것 같이 쓰라리고 아프다.
다시 봄이 오겠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비가 내리고 있기에.
그리고 빗물에 다 젖어 본 모습을 잃어버린
처량한 벚꽃잎을 마주하며
눈가에 반짝반짝 빛나는 건 벚꽃의 무게.
시간은 우리를 내버려두고 저만치 가버리지만
어깨위의 벚꽃이 무거워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바람한점 없는 지금 여름에
철 지난 벚꽃을 생각해본다.
벚꽃이 필 때 쯤에
길가에는 벚꽃엔딩이 울려퍼질 것이고
아직 끝을 맺지 못한 우리 감정은
무겁게 휘날리는 벚꽃의 소용돌이 속에서
계속 맴돌 것만 같다.
내 손바닥을 벗어나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꽃잎은 슥 하고 빠져나가 버리고
두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벚꽃잎을 잡으려
애를 써 보아도
부질없는 일이었다.
이젠 내 안의 봄을 맞이해야 할 때도 되었건만
이번 여름 잘 나고
다가올 봄에는 또 벚꽃을 바라보며
[무거워......]
그렇더라도 아릅답다고 말할 수 있는 뽀야가 되자.
그렇게 다짐해 본다.
반응형
'보이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목과 나 (0) | 2020.08.20 |
---|---|
어쩌면 전생에 모기 (0) | 2020.08.19 |
나노블럭 (0) | 2020.08.15 |
일드에 꼭 나오는 대사 (0) | 2020.08.14 |
시계 (0) | 2020.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