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뭔가 특별한 거 먹어줘야 하는 거니까.
항상 시켜먹는 곳이 동네에 있어서.
동네에 있는 가게가 맛집이기는 쉽지 않은데.
여기는 진짜 맛집중의 맛집이다.
뽀야의 까다로운 주문에도 한번도 실수 한 적이 없다.
상추 많이.
코울슬로 큰 거 2개
쌈장 3개
콜라는 큰 거로.
매장에 가서 사먹으면 무한 리필되는 반찬들이지만
지금 사정이 매장에서 사먹기 좀 그러니까 배달로 하다보니.
말이 길어진다.
잠시만요를 연발하던 아르바이트생은 이윽고
40분 정도를 기다리라는 말로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행복한 기다림이 시작되지.
항상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고민하듯이
족발이냐 보쌈이냐를 고민하게 되는데
답은 이미 나와있다.
푸짐하게 먹고 싶고 서비스로 주는 주먹밥이 먹고 싶거든.
그러면 보쌈이지.
기름이 쏙 빠졌는데도 촉촉한 보쌈을 먹으면서.
새콤 달콤한 새싹 막국수의 면만 골라 먹으면서.
아삭아삭 보쌈 무김치를 한올 두올 뽑아 먹으면서.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면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
게다가 점심 때 먹은 거라서 위에 부담도 덜하다.
저녁에 먹었다면 동네 100바퀴는 돌고 싶었을 텐데.
진짜 맛있는 걸 먹기 위해 돈을 벌고 일하는 거지.
물론 지금 일하고있진 않지만서도.
예전에 뽀야가 일을 다닐 때는 지금보다 몸이 비교적 육중했다.
점심시간에 매일 나가서 사먹고
집에 오면 엄마랑 저녁 미식여행.
살이 오동통 하게 올라서 허리도 삐끗삐끗 아팠었지.
지금은 외식도 줄이고 건강식으로의 전환을 하려고 애쓰는 중이라
조금 체중 조절이 된다 싶었는데.
보쌈먹고 체중 재보니 난리도 아니네.
가슴까지 꽉 차게 먹은 느낌이라. 어느정도 예감은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식사를 많이 한 적은 별로 없어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두어야 또 피가되고 살이 되지.
살이라는 게 한번의 기회는 주는 것 같다.
1번 오지게 푸짐하게 먹었다고 해서 바로 찌는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이 수차례 되풀이 되면 그때 가서 조금씩 찌는 듯.
사실 이 외식의 흐름은 짬짜면부터 시작되었다.
짬짜면->떡볶이->보쌈. 이렇게 흘러온 것 같다.
게다가 저녁에는 꽃게탕을 먹게 생겼으니
이것은 과식 예약.
머릿속에서 빨간 불이 마구마구 돌아가는데
결국은 완탕 하고 말았다.
가을 꽃게가 제철이라지만 겨울에 먹는 게도 나쁘지 않았다.
어제는 정말 행복한 위장 시대였다.
배가 두둑하니까 아무것도 못하겠었지만
소화 시키느라 생시간을 버리긴 했지만 행복했어.(뭉클)
그리고 마을 소식지 뒷면에 주민자치센터 수강생 모집
코로나로 인해 중지.
이런 문구를 보게 되어 참 아쉬웠다.
요리수업의 꿈은 이렇게 사라지는가....!
지금 마을 소식지는 부츠 거치장소에 쓰이게 되었지만
종이는 참으로 쓸모가 많은 것 같다.
이를 위해 무지막지하게 베어지고 쓰러지는 나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종이 줄어드는 세상이 도래할 것 같긴 한데.
아직 종이책의 사락사락한 느낌이 좋은 뽀야는
잃고 싶지 않다.
근데 길스토리 매거진 되게 늦게 오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을 보니 이미 받아서 즐기고 있던데.
어째서 내 택배는 아직 택배사로 넘어가지도 않은 것인지.
주말에 도착하면 느긋하게 살펴볼 예정이었는데.
주중에 오겠구나.(힝)
요새 수목 드라마 까지 챙겨보다보니 정신이 없다.
물론 나의 본분은 공부하는 거지만 이 한번 뿐인 삶을
그렇게 퍽퍽하게 보내고 싶지는 또 않아서.
카이로스는 다음주면 끝이니까 여유가 생기겠지만.
아아, 카이로스 진짜 쫄깃하고 재밌는데 시청률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는 모습에 안타깝다.
이렇게 공들인 드라마 나오기 쉽지 않은데.
세상이 속이고 잔혹하고 그런 걸 피하려는 흐름인 것 같다.
안그래도 잔인하고 가혹한 현실에 드라마까지 그럴 필요 있나.
이런 건지는 몰라도.
그런데 펜트하우스는 시청률 고공행진이던데.
뭐가 다른 걸까.
대놓고 나는 너희를 휘어 잡겠어요. 하는 드라마한테
단지 몇자리의 숫자만으로 평가되어 버리는 현실에.
내가 애끼는 드라마가 이제 곧 종영이라는 현실에.
후덜덜 해버린다.
그러게 재방송좀 많이 돌리고 홍보를 열심히 해야 했는데.
비하인드도 SNS광고도 너무 늦게 나온 것 같다.
홍보의 중요성을 요새 실감한다.
맛있는 보쌈과 함께하는 가족 만담회.
아무말 대잔치는 늘 흥겹다.
아마도 이 구성원이 아니라면 이렇게 재미있지도 않겠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며.
맛있는 음식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집에서 즐기세요.(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