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는 샤브샤브다!
저번에 망쳤던 첫 번째 샤브샤브는 잊어라!
이번엔 육수도 사고 소스도 준비했다.
미리 끓여놓은 육수에다가 검증된 샤브 육수를 섞고.
연겨자를 살짝 탄 유자폰즈 소스를 준비한다.
고기를 약10000원어치 3팩을 샀는데.
처음엔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더니.
점차 버섯이며 배추며 고기며 건져 먹다보니
배가 빵빵하게 부르게 되어 결국 고기 1팩 어림은 남기게 된다.
준비해놓은 생칼국수도 다음으로 미루고.
정말 모처럼 제대로인 한 끼였다고 자부한다.
진짜 너무 너무 맛있었다.
샤브고기를 육수에 담가놓고 떠들어대는 얘기가 재미있었다.
지글보글 익어가는 고기 건져먹기가 재밌었다.
아빠와 함께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아마 아빠는 싱겁다고 했을 지도 모르지.
우리는 삼삼한 맛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명절에 샤브라. 준비가 좀 힘들었지.
가짓수가 많아서 말이여.
퐁당퐁당 담가먹기도 재미있고 맛도 좋은 샤브샤브.
다들 한 번 시도해 봄이 어떠한지......?
고기가 세로로 길고 두툼하여 생각보다
꽤나 배가 든든해졌다.
샤브 고기는 얄팍해서 먹을 게 없었는데.
보통 샤브집에 먹으러 가면 한 접시 가지고는 모자라가지고
한 접시 또 추가하고 막 그렇게 몇 접시 먹고 그랬는데.
모자르지 않게 넉넉하게 사니까 그건 좋네.
엄마는 손이 큰 편이라 뭘 만들어도 양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넉넉한 인심이다.
남은 샤브 육수와 버섯과 일부 고기는
다음에 또 해 먹어야지.
오늘 아침은 떡만두국이었다.
엄마가 아침일찍부터 육수내고 준비하느라.
생각보다 일찍 완성되어 우리를 평소보다 10분 일찍 깨우게 된
마성의 떡국 냄새.
이번 설 명절은 배가 두둑해 지는 새해맞이 같다.
어제 저녁에는 갑자기 엄마가 꼬지전을 먹고 싶다 하여.
뒤늦게 장을 보고 와서 열심히 만들었다.
아마도 엄마가 우리에게 꼬지전을 먹이고 싶으셨던 거겠지.
나중에 얘기 하겠지만 이번에는 크래비아 맛살과 버섯 덕분에
배로 만들기 힘들었던 꼬지전이었다.
자고로 전을 부치는 기름냄새가 나야 명절이지.
시판 동그랑땡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지.
그리고 연겨자도 집에 있던 것은 유통기한이 2020년의 고대 유물이라서.
나가서 사오는 과정이 너무 귀찮긴 했다.
일부러 장 더이상 안보려고 만두도 집 앞에서 샀는데.
결국 뭔가가 부족해서 또 나가게 되는 사태가 있긴 있었다.
이런 게 명절의 맛이지 뭐.
내 기분에는 펭귄 얼음깨기나 윷놀이 또는 고스톱 같은
그런 건전한(?)놀이를 하고 싶은데.
이 집의 구성원들은 각자 할일이 바쁘다.
동생은 방에 들어가서 제 할일 하느라 바쁘고.
엄마는 거실에서 TV보기에 열중이다.
나는 컴퓨터를 좋아하기는 해도.
저런 잔재미를 느끼고 싶은데. 같이 할 사람이 없는 슬픈 현실.
감수성이 너무 메마른 사람들이다.
그저 음식 잔뜩 만들고, 같이 밥을 먹고, 치우고.
그런다고 해서 그게 명절 땡!이 아닌데.
아빠가 와서 좀 어떻게 명절 분위기 좀 만들어줘야겠는데.
자꾸 부질없이 아빠가 계셨다면........ 하고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아빠는 대단해.
그 존재감이 빛나.
간간이 전해지는 친척과 그에 아주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로
우리가 꿋꿋이 살아내고 있음이 증명된다.
잘 할 수 있다.
아빠 첫 제사가 6월 초라서.
이번 공무원 시험도 6월이라서, 두근두근 했던 달력 넘기기.
6월도 금방 올텐데. 나는 왜 여기서 미적대고 있는지.
게다가 벌써 금요일.
불금 같은 건 나에게는 없다.
언제나 9시 정각이 되면 스르르 잠자기 바쁘다.
그나마 저녁에 하는 영어 라디오가 나의 저녁 감성을 깨워준다.
꼭 들어야 하는 라디오가 아니더라도.
조금 일찍 틀어놓으면 오디오천국이라고 하여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나를 기다리는데. 하나같이 다 재미있고 유익하다.
저세상ASMR도 좋고 썬킴 선생님이 진행하는
역사와 영어 이야기도 재미지다.
유쾌한 여자들의 수다, 오래 달리기도 재미있고,
이스라디오 작가님이 읽어주는 글도 좋다.
그 밖에도 되게 많은데 일일이 열거하기엔 무리가 있다.
정말 풍부하고 재미있고 알찬 EBS FM!
연휴는 쉬어가나 싶었는데 계속 진행하는 걸 보고.
아, 진짜 이보영 선생님은 직업정신이 투철하구나, 싶었다.
나는 아침 본방송이 아니라 저녁 7시 재방송을 청취하는 사람이지만.
그래서 댓글달기나 소통을 할 수가 없지만.
나름 블로그에 영어공부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한 두개는 장난 같지만 그게 쌓이고 모이면 엄청난 힘이 된다는 걸.
공부의 영역에서는 반복과 쌓아두기가 큰 힘을 가진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열심히'라는 게 이보영 선생님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겠나.
아휴,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
더 열심히 해야지!! 나는 한 6심히? 정도 되는 지도.......(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