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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스스로 치유하는 뇌

by 뽀야뽀야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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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도 두고 읽었던 책이다.

제목부터가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가?!

뇌가 스스로를 치유한다니.

정말 좋은 일이잖아.

부제로 신경가소성 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뇌는 변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그러나, 임상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자는 엉터리, 속임수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일들이 우리 뇌가 하는 일이다.

우선 첫 장은 만성통증에서 벗어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가 의사였다는 것이 독특한 부분이었다.

두번째 장부터 다양한 질환을 극복한 환자들을 보며

그것이 어떻게 뇌와 연관되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운동을 통해 뇌가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난다.

실제로도 운동을 재활삼아 효과를 본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산다.

그리고 재활을 비롯한 운동이 우리몸을 더 낫게 한다는 건 

누구라도 다 인정하는사실일 것이다.

지금 이 책에서 언급되는 거의 대부분의 치료가 비침습적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비침습적 치료라는 것은 신체에 상처를 내지 않고 행하는 검사를 일컫는다.

그리고 나아가서 신경가소적 치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장이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책이 전반적으로

임상 사례들로 채워져서 그런지 몰라도.

되게 흥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임에도 말이다.

그 다음은 빛의 효과를 말한다. 

나는 이 부분까지 읽고 당장 나가서 햇살 아래에서 조깅을 했다.

정신적 병리현상이 빛을 통해 많이 좋아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다음장에서는 펠덴크라이스라는 치유자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그가 얼마나 기존 의학에 맞섰는지.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통해 

새로운 치유법과 다른 치유의 방법들을 통합시켜 나가는지를 주로 살핀다.

그리고 시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도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나도 5분 눈운동의 기적이라는 책을 통해.

비침습적으로 시력을 회복하는 운동법을 익혀본 적이 있다.

아래 링크에서 관련 글을 볼 수 있다.

https://shinyababy.tistory.com/entry/눈맞춤운동

 

눈맞춤운동

무려 2007년의 책이다. 요즘 눈이 부쩍 나빠진 나는 어떻게 하면 내 눈을 살릴 수 있을까 이런 저런 고민끝에 동생 방에서 이런 귀한 책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발견은 훨씬 전에 했는데 이것저것

shinyababy.tistory.com

 

그리고 다음은 뇌를 재설정하는 장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혀에 넣고 전기를 흘려 보내는 장비로써 이를 가지고 몇차례 세션을 마친 환자들에게서

놀랄만한 진전이 보였다고 나와있다.

 

다음으로는 음악과 뇌의 관계를 말하는데.

이 부분은 나도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부분이었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그들은 일스(iLs)라는 장비를 사용했다.

토마티스 효과 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목소리는 귀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만을 포함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러한 법칙을 기반으로 그는 독자적인 치료법을 구축하여 

많은 소리-뇌 연관 문제들을 해결한다.

읽고 난 뒤에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엄청 듣고 싶어졌다.

그러나 장비를 통해 특수처리된 음악을 가지고 하는 훈련이 효과가 있을 뿐이며.

그냥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어떤 향상을 바라기는 어렵다는 말도 적혀있기는 하다.

그리고 청각능력의 문제로 인한 발달지연이나 신체의 오작동과 같은 문제에

어머니의 목소리를 사용한다는 발상이 참신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내가 책을 읽으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 본다.

 

신경가소성의 핵심 법칙 중 하나는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은 함께 배선된다는 것이다.

 

정신적 경험의 반복이 뇌 신경세포의 구조적변화를 낳고

그 신경 세포사이의 시냅스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경가소성의 일반적인 원칙이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것이다.

 

뇌를 매핑한다? 

뇌에서 서로다른 정신적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의 위치를 찾는다는 뜻이다.

 

미러 MIRROR

신경 가소성의 원칙인데. 두문자를 딴 말이다.

동기부여 Motivation

목표의식 Intention

가차없음 Relentlessness

신뢰 Reliability

기회 Opportunity

회복 Restoration

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모든 일들을 의사 없이 홀로 하기는 

자료도 부족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다.

책에서도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보라고 되어있다.

결국 진료를 독촉하려는 그런 상업적인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우리의 통념을 화려하게 반박하고 있는 책이며.

절망 끝에 있던 사람들이 점차 희망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뇌는 계속 배워나가며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려 한다.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독특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그들의 자세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더 운동하고 햇볕에 나를 더 노출시키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싶게 하고.

그런 자잘한 일들을 이 책이 부추긴다.

어쩌면 아주 먼 훗날에 이 책은 전설이 될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도 이런 언급을 한 책이 있었다며.

언제나 그렇듯 보석 같은 발견은 한참 뒤에나 주목을 받을 뿐이다.

 

뇌에 대해 알고 싶어서 무작정 검색하여 찾아내고 사게 된 책이었다.

처음에는 왜이렇게 가격이 비싼거야?! 하고 불만이었지만.

책을 사서 다 읽고 보니. 그도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방대한 임상자료를 얻기 위해서 드는 품삯이라고 할 수 있겠네.

거기에 전문의의 상세한 설명과 치료 배경까지를 훑어볼 수 있다.

 

책이 작고 도톰하여 읽는 내내 부담스러웠긴 했지만.

원래 뇌과학에 관심이 많고 또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는 

뇌 가소성이라는 분야에 살짝 발끝을 담가본 좋은 경험이었다.

 

그의 책이 시리즈로 되어있었을 줄이야.

[기적을 부르는 뇌]라는 게 1편이고 

지금 내가 읽은 책인 [스스로 치유하는 뇌]가 2편인 셈이다.

나는 무작정 2편부터 읽어버려서 어쩌나 하고 책을 덮고 걱정했는데.

어차피 각각의 책의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으니,

어떤 책부터 본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서로의 책의 해당 부분을 짧게나마 언급하고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말이다.

 

나를 뇌연구의 세계로 빠지게 만들었던 아빠는 

이제 내곁에 계시지 않으면서도

영원히 나와 함께 하게 되었지만.

나는 뇌과학 분야의 책을 탐독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흥미롭고 신기하고 놀라운 발견을 많이 알려서.

더 많은 논의가 생기고 연구가 발전하고 그랬으면 한다.

 

덧붙여 더 많은 좋은 원서들이 잘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노먼 도이지라는 의사의 치료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책을 번역해 주신

장호연님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번역투라는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았고.

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다.

오타도 없었고 문장의 흐름도 유려했다.

 

그리고 책의 각장 뒤편에는 참고 문헌에 대해 싣고 있으니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논문을 찾는다든지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해놓았다.

 

모처럼 보게 된 수준높으면서도 다가가기 쉽게 쓰여지고 번역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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