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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쌍둥이 베개

by 뽀야뽀야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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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는데 갑자기 마주한 색도 모양도 고운 이불들.

주인을 찾아 길가에 널려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안고 자는 긴 베개용 커버.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골랐는데

집에 와서 보니 동네 이불가게에서 산 것과 똑같은 무늬였다.

색깔만 다를 뿐!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지?!

그냥 골랐는데!!(대박)

왼쪽이 새로 사온 베개 커버이고 

오른쪽이 원래 있던 베개 커버이다.

 

오늘 우연히 만났던 배게 커버는 왠지 자기를 고르라며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작은 것과 큰 것이 나뉘어 있었는데

큰 거 고르길 잘했다.

 

원래 있던 커버는 너무 낡아서 천이 삭아서 

구멍이 나있었기 때문에.

새 커버가 필요했었는데

우연의 우연으로 새로 장만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염가로.

살다보면 우연아닌 우연이 있을 수 있지.

오늘이 그런 날인가 보다.

 

생각이 많을 때면 길을 걷게 된다.

한 걸음 두 걸음 걷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씻고 나서 요구르트를 마시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뭐가 그렇게 바쁘고 힘들다고

소소한 일상을 포기해 가며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일까...?

때로는 가지 않는 길을 가 보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휙 지나쳤던 거리를 다시 한 번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길가에 꽃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겉멋에 심취해서 외양 꾸미는데 열중하지만 말고

마음도 예쁘게 다듬어 보자.

마음을 정돈하는데 필요한 숟가락 위에 

그저 꽃향기 몇 방울.

환한 햇살 한아름.

속이 탁 트이는 공기 한모금.

그렇게 얹어주면 된다.

 

저 베개를 안고 자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는 거실에다 난방텐트를 치고 

하트무늬 베개를 양 옆에 두고 

우유베개를 베고 잠이 든다.

꿀잠의 완전 최적조건이다.

좋은 꿈 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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