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치는 들꽃이 좋아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이 있다.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 자리에 없던 녀석들이 불쑥 자기존재를 뽐내는 경우가 있지.
색깔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자연에서 자고 나란 생명이라기에는 너무 예쁜 거 아닌가.
보기에도 탐스럽게 피어있는 꽃들이다.
흔히 들꽃이라고 부르지.
어쩌면 집주인이 자기 집 앞을 예쁘게 관리하고 싶어 심어둔 꽃들일 수도 있다.
행인인 나는 그 정성과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꽃들을 그냥 넘겨 버릴 수가 없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1인데.
이렇게 예쁘게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못배기는 것이지.
너무너무 예쁘다.
땡볕을 견디며, 목마름과 추위를 견디며 피어난 꽃이기에 더 아름답다.
나는 활짝 피어있을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나도
이토록 찬란하게 피어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이미 시들기 시작한 꽃이 아닐까.....(그렁그렁)
아냐!!!! 시들고 안 시들고 저물고 안 저물고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저 높은 곳에 계시는 그 분만이 아시는 것이 아닐까.
한 사람이 잘 살았고 못 살았고를 따지는 기준은
아쉽게도 생전에는 발동되지 못하는 듯싶다.
그렇기에 오늘날 그리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다고
사람들이 칭송하는 고흐도 생전에는 매우 어렵게 삶을 이어가야 했고.
오로지 그의 동생만이 그를 지지하고 믿어줄 뿐이었다.
그런 식으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이 생전에 많이 고난을 겪었었지.
그런 점에서 본다면 내 동생도 나의 열렬한 조력자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어주는 사람이다.
때로는 나의 천성적 게으름과 권태를 알아채고 막아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짜내어 나를 도와주는 우리집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어제 엄마와 식후에 동네 산책을 하면서
아랫집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항암치료로 몸이 많이 안좋으신 할머니는
가볍게 동네 산책을 하며 생각에 잠기시는 듯했다.
사람이 그리우신지, 엄마를 보고 계속 말을 거는 바람에.
나의 발걸음이 멈추는 일이 잦아졌지만.
입이 댓발 튀어나온 나를 무시하고 계속 길바닥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에.
살짝 심드렁해졌다.
[아니, 그렇게 사람이 고프시면, 경로당에라도 가시지.]
심술이 발동한다.
정말 혼자 살게 되고 이런 매체가 없다면.
자기의 고독을 어떻게 무장해제 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별다른 방도가 없더라고.
경로당도 원년멤버끼리나 즐겁게 뭉치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동네에 벗을 만들어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칸칸이 나뉘어진 이런 건물에 사는 사람들끼리 친해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인하고 너무 붙어사는 것도 싫은면 나쁜 면 다 보이는 것 같아 내키지 않고.
적당한 거리감이 중요하다는 건 어쩌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내가 혼자가 되면.
하루종일 책 속에 파묻혀서 빛도 못 보고 그러고 살 것 같아서.
애처롭기도 하고, 그런 나를 가만 두지 못할 동생이 또 있으니까.
구박 많이도 받고 살겠구나 싶다.
언제쯤 나는 조언이라는 이름의 잔소리를 안듣고 살 수 있나.
안될 거야.....아마..............(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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