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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와일드 어댑터

by 뽀야뽀야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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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보타와 토키토 둘의 케미가 모락모락

 

내 학창시절을 빛내 준 소중한 만화책이다.

1권에서 6권까지 한국에 정식 발매 되었고.

아직 7권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원래는 동인지였으나 상업지로 바꿔 내게 된 작품이라 그런가.

동인 요소가 좀 짙기는 하다.

쿠보타와 토키토의 묘한 동거 관계라든지 말이다.

근데 지금 와서 이 책을 다시 들여다 보니.

얘네 16세라는 설정이네.

당시에는 약과 총, 폭력단 등의 얘기가 나와서 

한 20대 중반쯤은 돼 보였는데 말이다.

수수께끼의 약 W.A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괴한 일들을 다루고 있는 이 만화는

전체적으로 우울함이 짙게 깔려 있다.

그런 코드가 좋아서 이 책을 골랐던 것 같다.

표지도 색색이 아름다워서.

일러도 맘에 들었고.

정말 사 모으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근데 출판사가 옮겨지면서 동인적 요소를 더 강조해주기를 바랐는데.

작가가 그걸 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애니와 드라마CD가 나오기도 하였다니

작품의 인기가 굉장했던 듯.

 

약간 마음이 부족해 보이는 두 주인공의 어긋남이 묘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던 작품이다.

원래 사람은 같은 부류를 잘 알아본다고 하잖아.

안경을 쓰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쿠보타한테 감정 이입을 많이 했었다.

그 차가운 신경회로를 되짚어가며 몇 번이고 이 만화책을 봤었지.

 

결론은 토키토가 사랑스럽다는 것.

음..... 뭔가 천방지축이기는 한데.

또 얽매이고 싶어하고.

모순적 감정의 결정체가 아닐까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런 이기적인 실체를 조금씩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본어판/한국어판/영어판이 있는데.

사양은 한국어판이 가장 좋다고 한다...!(자부심)

역시 작품 보는 눈이 제대로 라니까. 다시금 감탄.

그러나 원작사와의 계약 문제로 인해 7권 발행이 어렵다는 얘기가 전해진다고 하니.

이거 완결 못 보는 건가...?!(T.T)

 

 

사람을 아낀다는 거.

애완동물 취급하지 않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볼 수 있는 용기.

건드리면 폭발할지도 모를 정도로 아끼는 마음을 숨겨 두는.

그럼에도 갑자기 증발해버려도 내 삶이 푹 꺼질 정도는 아닌.

그런 미묘한 거리감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의 고뇌가 많이 느껴졌지.

과거의 기억을 잃은 토키토가 언제 각성하는가도 궁금했는데.

이렇게 이야기가 뚝 끊어져버리다니 정말 잔인한데?!

 

 

하긴 베르세르크 만큼 분통하지는 않겠지.

아니 마찬가지인가....

작가님들 다들 건강 꼭 챙기시고 작업하시기를 정말로 바란다고요....!

 

일본 만화가 미네쿠라 카즈야의 작품인 이 만화는.

내 젊은 시절의 좌절과 고독, 어둠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작품이다.

그 때는 왜 그렇게 모든 걸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더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보며 자기 위안을 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곁에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생각해주는 존재가 하나쯤 있다는 것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내 현실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았어서 말이다.

그 땐 애정에 목말라 했던 것 같다.

근데 어떻게 그걸 얻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구해야 할지도 모르는.

그런 어리석은 존재였다.

그래도 방황은 쉬이 잠재워 지고 다시 현실로 끌어올려진 나는.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 또 방황을 시작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친하던 친구가 나와 연락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감도 오지 않는데.

우리는 그렇게 서서히 멀어졌다.

일단 녀석과 몸의 거리가 멀어지니까.

우리는 다른 대륙에 있으니까.

그래도 연락은 한동안 이어졌고 나는 꽤나 이 인연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 건 아닌거지.

이 끊어진 실을 이으려 노력해도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우리는 살아가는 세계가 너무 달라.

결국 그 간극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무리 오랜 시간 함께 해왔어도 틀어지면 그만인거다.

다시 연락이 올 수도 있겠지만.

마냥 그날을 기다릴 만큼 바보는 아니다.

그냥 나도 내 기억속에서 너를 잠깐 놓아두어야겠다.

그리고 문득 네가 떠오르는 날에는 와일드어댑터를 읽으면서

내 정신에 찬물을 끼얹어야지.

차분해질 수 있도록.

언제그랬냐는 듯. 

네가 다시 웃으며 연락해온다면 좋겠다.

그런 미련이 덕지덕지.

다른 사람들은 나보고 그냥 포기하라고.

어차피 인연이라는 건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잇고 맺어지는 건 하늘의 뜻이라고 그렇게들 말하더라.

 

그런데 적어도 매듭지을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일인 걸까?

아무것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메신저를 보면.

네가 접속중이라는 녹색 알람이 떠서 말 걸어 보고 싶은데.

주저하고 망설이게 된다.

기다림의 시간은 피를 마르게 한다.

잊고 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네 생각이.

오랜 책, 먼지를 떨어내며 떠올랐다.

그래 이런 기분일 때는 글을 써야 해.

답답한 마음을 좁은 가슴에 담아둘 것 없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소설 쭉쭉 써내려가 보자.

그래도 일주일이나 남았다니 너무 심했네.

얼마나 오래 놀았는지 참 잘 알겠다.....(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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