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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선물받은 익혀먹는 대봉시.
맛있는 감이다.
잘 익으라고 베란다에 박스채로 내놓았었는데
거기서 몇 개가 익으려는 조짐이 있는지는 몰라도
엄마에게 PICK되어 거실에 늘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귀여워서 그만.
가운데 감은 벌써 홍시 단계에 돌입해서
겉을 만지면 몰랑몰랑.
색도 투명해졌다.
이렇게 고생고생해서 먹는 감인만큼 맛있어야 할텐데.
물론 맛있겠지만.
맛없는 홍시는 본적이 없으므로.
특히 씨방이 톡톡 입에서 씹히는 게 재미있는 홍시.
씨없는 감도 있다고 하던데 무슨 재미로 먹지 그럼..?
살짝 얼려 먹어도 맛있는 홍시지만
지금은 겨울로 향해 가고 있으니까
아이스는 자제하는 것으로.
엄마의 바람만큼 쑥쑥 홍시로 변하면 좋겠지만
완숙이라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사람도 음식도 천천히 익어가야 멋진 법.
너무 급하게 익어버리면 얼룩덜룩해 진다고.
나는 엄청 많이 익혔는데 왜 이모양일까.
하고 나라는 존재가 과일이었다면
분명 엄청 썩어서 쓸모없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거름이 되거나 음식물쓰레기가 되어
어딘가에 도움을 주겠거니 생각하면
또 배시시 웃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참. 나 바보였지.
바보는 오늘도 감을 바라보며
빨리 익어라~ 하고 주문을 걸어본다.(휘릭)
속으로 깊어만 가는 감의 마음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
종류도 크기도 다양한 감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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