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야 1기는 무엇?
생각해보면 애니매이션 작품이 1기, 2기, 3기...이렇게 진행되는 것처럼.
내 인생에도 기수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뽀야 1기는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뽀야 1기는 학창 시절로 한정해서 패기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당시 나는 만년 2등이었다.
하루는 과사무실에 쳐들어가서.
우리 과 1등이 누구냐고, 걔는 뭐 얼마나 잘하기에 1등을 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던 기억이 있다.
많이........어리고....패기가 넘치던 학생이었네 나.
결국 그 해에 수강 과목수를 파격적으로 늘리고
대학원 수업까지 찾아 듣는 열정으로 임한 결과로 1등을 탈환하였다.
그 이후로 1등의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는 듯.
생각해보면 그 때만큼 치열하게 산 적이 없던 듯하다.
학교에서는 늘 뛰어다녔다.
아니면 동기 오빠의 오토바이를 빌려 타거나.
과생활보다는 동아리 생활이 편했어서.
악기연주 동아리에서 드럼을 맡고 있었는데.
1,2학년 때는 공연 준비하느라 더 바쁘게 지냈다.
방학이되면 학교에서 합숙하며 친목을 도모했었지.
그 시절의 나는 어쩌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을지도 몰라.
모처럼 그시절의 나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클라우드를 뒤지다 보니 동아리 시절 사진묶음파일이 있더라고.
신나서 열어보고 추억에 잠겼었지.
뽀야 2기는 굴절이었다.
좌절까지는 아니고 겉으로 보기에는 휘어져 보이는.
살짝 잘못된 길로 접어든, 그런 상태 말이다.
대학을 우수하게 졸업하고도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어쩌면 교수님들께서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복수전공을 하라고 하시며,
또 많은 회사들을 소개해주시며 했을 텐데.
그 때의 나는 교직 마이 웨이였다.
졸업하면 당연히 교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게지.
그러나 하필 내가 졸업할 무렵에 티오가 전혀 나질 않았고.
그런 악조건이 몇 년간 이어지면서 내 프라이드는 구겨질 대로 구겨지게 되었다.
사실 기회가 많았다.
재학 중에도 임용 시험에 도전할 수 있는 순간이 많았는데.
희한하게도 그 때마다 사건이 펼쳐져서.
존경하던 교수님께서 교육봉사를 추천하셔서 그거 가느라고
시험을 못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게 내 젊은 날의 마지막 임용시험이 될 수도 있었는데.
대신에 수많은 추억과 감동을 받고 돌아왔지.
지금은 뽀야 3기이다.
글쎄, 지금을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남길과 풋풋하고 일방적인 진행형의 사랑?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니 너무 쑥쓰럽다.
[도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러가지 도전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어느 한 쪽에서 퐝 터지면 인생 대역전의 시나리오가 새롭게 쓰이는 건데!
매일 [긁지 않은 복권이 나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인생그래프를 그려 봐도 재밌을 것 같은데.
리아스식 해안처럼 복잡다난한 내 삶의 궤적을 떠올려 보니.
이제는 헛웃음만 나온다.
지금이 중요한 거지. 과거는 쌓아올려진 채로 되짚어 보지 않는
그저 먼지 뒤집어쓴 말 그대로 과거일 뿐이야.
새롭게 쓰여질 부분이 중요한 거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도전에 직면하는 것이다.
사실 하루하루가 다 도전이다.
블로그도, 유튜브도, 소설 창작활동도, 이것저것 모든 것이 전부.
패기-굴절-도전 이라니. 그냥 단어만 놓고 봤을 때는
꽤나 아름다운 V자를 그리고 있다.
괜챃아 W가 아닌 게 어디야.
나는 포기와 적응이 빠른 사람이다.
단념이 제일 쉬웠어요.(하트)
나이가 지긋해지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표가 난다던데.
아직 내 얼굴에는 고생의 흔적이 없는 걸 보니.
인생 헛살았나...?!
하긴, 아빠 계실 때는 복에 겨웠던 생활이었다.
수차례 공시에 미끄러져도 든든하게 비빌 언덕이 있었으니까.
전적으로 나를 믿어주시고 지원해주는 아빠라는 존재가 있었으니까.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지만,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안다.
또 엄마가 나를 응원해주고 계시니까.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당장 내일 모레면 지방직 시험날이다.
시험장에는 동생이 동행해 주기로 했다.
길치는 서럽다...............
사실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뜨거워 진다.
이건 초콜릿을 5개 이상 먹어도 나오지 않는 효과이다.
아마 드림 카카오 1통을 다 먹으면 조금쯤은 두근두근 할지도?!
시험을 무사히 마치는데 의의를 두고 가는 거니까.
몇 번이나 가지말까, 고민했지만.
시험장에서의 정신력도 기를 겸.
해 보는 거다.
인강 프리패스가 9월에 끝나버려서.
강의를 안 들은지도 꽤 되었지만.
나름대로 책으로 열심히 해 왔으니까.
게다가 객관식이니까.
고작 100문제에 기죽지 말자.
뽀야 4기 [완성]을 기대하며.
또 헛된 꿈을 꿔본다.
지금 할 수 있는 게 자신을 갖는 것 밖에 없다.
시험 끝나고 먹는 점심이 얼마나 맛있게요☆
이제는 집에 가는 길에 오순도순 이야기 나눌
아빠는 안계시지만.
멀리서나마 나를 응원하고 계실 거다.
그리고 엄마와 동생이 나를 믿고 있으니.
평소처럼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보이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길 치임 포인트64 디테일 (0) | 2021.06.04 |
---|---|
김남길 치임 포인트63 이목구비 (0) | 2021.06.03 |
김남길 치임 포인트62 존경심 (0) | 2021.06.02 |
꽃밭 (0) | 2021.06.02 |
김남길 치임 포인트61 혜안 (0) | 2021.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