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분해하고 싶어서 이렇게 된 거 아님.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사용하는데 이렇게 돼버렸음.
왜 갑자기 발톱이 깎고 싶어졌는지 모르겠다.
이녀석을 가지고 그래도 발톱을 다 깎을 무렵.
사용하고 손잡이 부분을 돌리는데 핑! 하고 빠져나가더니 이 모양 이꼴.
네가 블랙 핑크냐.
뭐 이리 핑핑 거리면서 도도해.
잉 그러지 마. 돌아오란 말야.(T.T)
동생에게 SOS를 치지만 이게 문제가 있었다.
이미 부속품이 망가져서 원래대로 조립해도 곧장 핑! 하며 분리되는 것.
뽀야는 마이너스의 손으로 유명하다.
주된 하는 일이라고는 집에 전등 박살내기.
코드 뽑다가 망가뜨리기.
잘 굴러가는 기계 망가뜨리기.
펜이나 안경 보관함 같이 작은 소품 망가뜨리기.
뭐 끝도 없다.
동생이 말하기를 누나가
너무 조심성 없게 물건을 사용해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그냥 휙 만졌는데 팅 고장 났다니께.
웬만하면 전등 스위치도 조심스럽게 만지고
물건의 작동도 부드럽게 만지고
그러려고 하는데도 틱 나가는 걸 보면
뽀야에게 마성의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고물의 신이 나와 함께 하는 걸까?
오래쓰던 물건이 고장나는 것 만큼 가슴아픈 일은 없다.
저 손톱깎이만 해도 아빠가 대학병원에 계실 때
아빠 손발톱 깎아 드리려고 지하 매점에서 산 물건.
꽤나 오래 간다 싶었는데.
평소에도 약간 좀 뻑뻑하다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망가질 줄 몰랐다.
다음에 다이소 가면 새로 사야겠다.(회복이 빠른 편)
안그래도 어제 이니스프리 클렌징 오일이 도착했다.
요번에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인가 뭔가 해서
쿠폰을 막 뿌리기에 2개 주문을 넣었고
주문을 오전에 해서 그런가 그날 바로 배송이 시작되고
되게 빨리 도착했다.
게다가 다쓰고 나면 공병을 가져가서
포인트 적립해서 다시 새 오일을 살 수 있으니
굉장한 선순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래저래 맘에 드는 기업이다.
요즘 로드샵이 많이 힘들텐데.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서.
그래도 이렇게 인터넷으로 필수품 주문하는 것이
나에게도 이득이 되고 매장에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근데 내가 쓰지 않는 다른 제품들은 자주 세일 하던데
왜 애플씨드 시리즈는 세일을 하지 않는 건지.
쟁여템이라 그런가...?
언젠가처럼 1+1을 마구 붙이던 그럴 때를 기다려 본다.
이제는 뽀야도 망가뜨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망가진 물건도 슥슥 고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은 고치는 데 필요한 재료를 갖추고 있는 수준.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여자라고 손재주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
잘 할 수 있을거야.
언젠가는 방의 전등도 혼자 갈 수 있게 될 걸.
지금은 흘러내리는 시트지를 다시 붙이는 정도로.
슬쩍 워밍업 하고 있다가
우선 동생이 고치면 그 때 유심히 같이 보자.
손재주가 고팠던 어느날의 뽀야였다.
+
발톱깎다가 쉬이 망가져 버린 손톱깎이.
아! 손톱만 깎아야 하는데 발톱을 깎아서 얘가 분탕낸건가?!
그렇게 안 봤는데 AI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