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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점심으로 연유브레드

by 뽀야뽀야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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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은 먹다남은 빵으로.

하루가 지났음에도 변함업이 촉촉한 빵.

그런데 어찌나 연유가 범벅인지 빵이 담겨있는 상자가

온통 끈적끈적.

만지고 나서는 손가락을 쪽쪽 빨아준다.

요즈음 습작 슬럼프가 온 것 같다.

12/3에 시작했는데 아직 7꽁지밖에 쓰지 못하였다.

줄거리도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는데 의자 앞에 앚지를 못한다.

왠지 머리가 무겁고 저녁시간에 차분히 앉아 글 쓴다는 게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다.

저녁 8시를 습작 시간으로 삼고 있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나?

근데 저녁감성이 좋아서.

예전엔 책 읽느라 곧잘 10시도 넘기고 했었는데.

일단 쓰면 착착 써내려가게 되는데

자리에 앉는 것이 너무나 고통이다(T.T)

음, 우선 따끈한 전기장판과 푹신푹신한 이불을 

벗어나기 싫은 것도 한가지 큰 이유이지.

그래도 주말에도 충분히 쓸 수 있었는데 그냥 놀아버려서.

월요일은 꼭 써야지 했는데 사실

손가락과 다리가 얼얼할 정도로

차가워져있었다는 건 핑계밖에 안 되겠지.

푹 잔 것도 아니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휴식->글감 걱정->반수면->피곤->휴식

이런 틀로 반복이 된다.

 

내 용광로에 있던 열정. 누가 빼갔나?!

마감이 2월 중순이라 좀 늘어지는 측면도 있긴 하다.

그래도 우편으로 보내야 해서 조금 빨리 끝내야 한다규!

내 얘기가 재미가 없나?

왜 붙들고 늘어지지를 못하는 것일까......

솔직히 면접 공부는 하는 것 같지도 않은 느낌.

하루의 빈공간이 듬성듬성하게 보이는 요즘.

내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이번 겨울은 몹시 추운 것 같다.

실온에 둔 연유브레드가 망가지지 않고 멀쩡히 보관됐다는 것은

우리집 전체가 하나의 냉장고가 되었다는 말인가?!

자주 먹고 싶지만 건강이 염려되어 손을 뻗지 못하는

금욕의 삶.

허나 과자를 잔뜩 사왔다.(빠직)

그래, 가끔씩 일탈도 해 줘야 해.

먹는 행복이 반이라고 했다.

그만큼 입으로 씹고 맛보고 하는 재미가 크다는 건데.

고작 한끼에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서 뭐가 남는가?

똥이 남지.

아끼면 똥 된다는 소리도 있던데.

아직도 저울질 중이다.

내 순간의 행복과 미식이냐 건강과 날씬한 몸매유지냐.

그리고 요즘에 맘에드는 노래가 뜸해서 

운동시간에 맨날 듣던 것만 들으니까 무료해져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눈에 띄는 노래 몇 개가 나왔다.

우주겁쟁이에서 우주힙쟁이로 변신한 김희철과 민경훈의 '한량'도 기대되고.

나얼의 짙은 감성이 들어간 '서로를 위한 것'도 완전 기대중.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다.

 

음악이 삶을 풍부하게 한다.

밋밋하고 지루한 운동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음악들.

옛추억 소환하는 즐겨듣는 오랜 노래들.

이들이 있어서 꽉 찬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휴대폰에 음악기능이 꼭 들어가게 된 것도 

사람들이 음악 없이 뭔가를 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지.

지금 코로나로 공연도 축소되고 무대도 줄어들고 

많이 힘들겠지만 잘 버텨서 

좋은 날 맞이하면 좋겠다.

뭐, 2021년에는 괜찮지 않을까.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불확실한 미래도.

이제 뜯을 달력도 한 장밖에 안 남았네.

이야. 안그래도 쌀쌀한데 더 씁쓸해진다.

이렇게 케이크에 초 하나 더 꽂는 날은 슬프다.

물론 주문해놓은 케이크에는 초가 없지만.

그냥 축하하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한 목적으로 

산 케이크라서~(케케케)

인생이 40km로 흐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점점 빨라지는 속도는 내가 느리게 걷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문득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과거 얘기 하면서 보냈던 어제가.

오늘 새롭게 느껴지는 건 똑같은 인원이 같은 걸 먹더라도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느낌있는 식탁과 이야기를 마주하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저녁에는 훨씬 더 많이 먹게된다.

고요하고 즐거운 이 시간이 영원하기를.

한 해의 마지막을 조용히 가족끼리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아빠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것으로.

 

보들보들 연유 브레드처럼 달달하고 촉촉했던 

어느날의 기억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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