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식탁에 이게 올려져 있었다.
직접 만든 주먹밥이다.
엄마가 만든 게 아니라 엄마 회사 동료 분께서
손이 워낙 크셔서 이것 저것 만들다 보니
나눠 먹고 싶기도하고 해서 주셨다 한다.
마침 그 회사 동료분과 집이 가까워서 이렇게 전해주시게 된 것.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
맛은 더 좋다.
볶음밥을 뭉친 듯 고소하고 맛있었다.
우리도 참치 많으니까 주먹밥 자주 해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엄마는 시도하지 않으니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다.
어쩜 촉촉하고 달달한지 아침에 먹는 건데도 푹푹 떠먹었다.
아, 아침에 견과류를 먹고 또 영양제도 먹고 초석잠차도 먹다보니
뭔가 물배가 차서 바로 이닦으면 쏠릴 것 같아
참고, 글을 올리고 있다가 물 데워놓고는 깜박하여
다시 물을 데우며 이를 잠깐 닦았더니.
세상 개운하네.
치약은 엄청난 세정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군대에서는 내무반 마룻바닥도 치약으로 닦는다며.
좋은 향기가 날 것 같다.
반질반질 윤기 날지도 몰라.
우리는 죽염 치약만 쓰는데 짭짤한 것이 꽤나 상쾌하다.
그러니까, 다시 주먹밥 얘기로 돌아가면
흔히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거긴 하지만
다른이와 나눠먹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점에서
정말 감사한 일이다.
가끔 마트에서 만나 뵙기도 하는데
뽀야를 너무 귀여워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엉덩이 툭툭 해주시는 것도 자랑스레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여기서 왠지 반전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화기애애 그 자체.
게다가 이 분께서는 우리에게 일일초를 나눠주신 바로 그 분이다.
그 집에서는 일일초가 엄청 잘 자라서 막 새끼치고 그런다는데
우리는 분갈이 한 번 만에 흙으로 돌아갔다.(엉엉)
봄이 되면 작물이 잘 자라는 계절이니까 그때는 죽이지 않겠지.
하며 봄에 다시 나눠 주신다는데
우리집에 다시 꽃바람이 불어올 것인지, 과연...?!
우리는 선물 해드리고 싶어도
재주가 없어서 고작 우유라든지. 바나나 라든지
이런 거 밖에 드린적이 없는 것 같다.
엄마 친구이면 나에게도 소중한 분이 된다.
소중한 엄마의 인연이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꽃피면 좋겠다.
그나저나 봄은 아직 먼 것만 같은데.
찬바람 쌩쌩불고 눈내리는 오늘 아침 아파트 지붕에 쌓인 눈을 보고 있자니
날씨가 정말 매정하다.
더운것도 싫지만 추운 게 제일 싫어.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까.
그래도 이 추운 날에 집에만 있을 수 있는 운명은 좋은 거지.
추운 손 비벼가며 출근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때를 위해 부츠를 구매해 두었지.
아빠가 사주신 가죽 롱부츠.
그래도 좋은 매장에가서 신어보고 산 거라 대 만족이다.
엄청 따숩다.
근데 신고 벗기가 불편하여 한정된 장소에서만 신을 수 있는
비운의 가죽 롱부츠.
신으면 키가 훌쩍 커져서 완전 맘에 든다.
지금 키에서 조금 더 커졌으면 좋겠다.
사실 170cm정도를 꿈꾸는데
많이 모자라긴 하지만 그래도 자세 교정하고 노력하면
2~3cm는 자라지 않을까? 무리인가...?
남들 못 마시는 고지대의 공기를 느껴보고 싶다.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에서 키가 크기를 바란다.
여자는 작고 아담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지금도 작은 키는 아니지만 더 크고 싶다.
쑥쑥 자라서 자세도 많이 교정해서
당당하게 걸을 수 있도록
그런 아름다운 자세로 가는 길이 너무 멀다.
구부정한 뽀야는 지금 당장이라도 대장간에 들어가
망치질 몇 번 해줘야 할 듯한데.
그래도 구부정한 호미도 K-호미가 되었듯이
구부정해도 쓸만하면 되는 거니까.
열심히 자기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호미를 보고 배우자...!
그 전에 허기도 채울 겸 주먹밥을 꼭꼭 씹어 먹어야지.
아~ 주먹밥 다시 먹고 싶다.
언제한번 꼭 만들고 말겠어 주먹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