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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파전

by 뽀야뽀야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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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파전

말 없이 먹어 치우던 기억 가득

 

엄마가 여린 파를 많이 사왔다.

파전이 당길 정도로 비가 내리던 날.

그런데 생각해 보니 부추전은 많이 해먹었어도

파전까지는 도전해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리하여 새롭게 도전해보는 파전.

이번에는 우리 힘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백종원 파전] 이렇게 검색도 안 해보고 무작정 도전하였다.

처음에는 파를 길게 프라이팬 위에 눕혀놓고 부침가루 반죽을 끼얹었다.

그랬더니 파가 서로 잘 엉겨붙질 않더라.

그래서 파를 듬성듬성 조사서(?) 반죽에 무쳐내었다.

그리고 국자로 떠서 부쳐내니 좀 낫더라.

굽는 거야 앞뒤로 노릇노릇 해 질 때까지 구워야 하고.

그 사이에 손을 놀리지 말고 양념간장을 제조하기 시작.

별거 없다.

그냥 진간장에 물타서 고춧가루, 다진마늘, 잘게 썬 양파, 쪽파,

설탕, 식초, 참기름 등을 넣어서 쉐킷쉐킷.

각 조미료의 양은 한 숟갈을 넘지 않는 선에서.

 

배가 고파서 더 그랬을까.

아니면 빗소리를 BGM으로 깔아 놓고 먹어서 그런가.

진짜 맛있었다.

파는 익혀먹으면 단맛이 더 강해져서.

엄마는 조금밖에 못 드시고 거의 내가 싹쓸이 하다 시피 먹어치운 파전.

부추전도 좋지만 가끔은 파전도 괜찮은 것 같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진짜 엄청 부드럽고 맛있다.

부침가루 반죽은 좀 묽게 하는 것이

파들을 잘 엉겨붙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밀가루를 끊어야 하느니 건강식이라느니 말들이 참 많았던 우리지만.

그래도 가끔 파전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달 시켜먹는 것보다는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훨씬 낫지.

그래도 한동안은 다시 먹어볼 수 없을 듯한 운명의 파전.

 

전을 기름에 지지는 소리가 빗소리와 유사하다 하여.

비가 내리면 전이 떠오르는 거라고 하던데.

요즘에는 재래시장에 자주 못가서 모듬 전을 못 사먹고 있는데.

우리가 자주가는 재래시장에서는 항상 옺갖 전들을 팔고 있다.

가게 앞을 지날 때면 고소하게 전부치는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어제는 드디어 창작작업을 했다.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사실 휴대폰에 미리 구상을 다 해놓은 거라서.

구체화만 하고 살 좀 더 붙이고 그러면 되는 건데도.

그렇게 작업하기가 망설여지고 미루고 싶고 그랬다.

이제 딱 9화 남았는데.

항상 나는 마무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것 같다.

저번 소설도 마지막 3화정도가 정말 안써져서 머리 싸매고 그랬는데.

그러더니 한번 쓰기 시작하면 또 분량이 넘쳐서 외전까지 쓰게 되고 말이다.

그리고 기초 일본어 대본도 완성을 했지.

중급일본어는 그냥 드라마 보고 대사 따오면 되는 거라 부담이 적은데.

기초일본어는 맨땅에 헤딩 하듯이 모든 내용을 내가 다 짜야 하는 거라서.

부담이 조금 된다.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많이 피곤에 절여졌다.

창작활동이라는 게 이렇게나 사람의 등골을 쏙쏙 뽑아내는 무서운 일이다.

 

비오는 날 파전 죽죽 찢으며 달달한 간장에 푹 찍어먹으면.

세상이 다 내 것만 같다.

부른 배를 통통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앉아 쉬는 순간이 극락이다.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복통이 찾아와서.

허둥지둥 하느라 시간을 좀 잡아먹었다.

아무래도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바이다.

하필이면 엄마 출근 전에 그래가지고 엄마는 계속 걱정이 되는지

문자와 카톡과 전화를 내게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아아, 아프지 말아야지.

진짜 그러고 싶은데 면밀하게 분석을 해보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습관이 건강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수렴한다.

생각을 좀 해야하는데.

이 사고의 틀은 억지로 돌려야 돌아가지.

절대 자연스럽게 사고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다.

좀비 같다는 말을 들었다.

동생은 때로 날카롭게 핵심을 찌른다.

좀비 탈출 넘버 원.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늘은 일단 모든 일정을 접고 블로그와 운동 2가지를 목표로 움직여야겠다.

하루 쉬었다고 안죽어요.

시험이 비록 다음 달 초라고 하여도.

내 컨디션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게다가 내일은 공휴일!

휴식을 끼얹으며 곰곰이 생각해 봐야곘다.

나는 무얼 목표로 왜 달리고 있는가를.

 

 

물론 파전 하나 입에 넣으면서 시작하면 더 좋고.

달달하게 기름에 지져낸 파가 보드랍다.

물론 파를 자주 먹으면 매번 음식물이 끼는 자리에

파가 끼어서 불편하기는 해도.

치아 사이에 파가 끼어도.

살살 달래가며 빼내면 되니까.

씹는 일을 피하던 뽀야였는데.

파전만큼은 포기가 안된다.(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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