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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하늘풍경

by 뽀야뽀야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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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땐 정말 광활하고 멋졌는데

사진이 다 담아 낼 수 없었던 그 날의 하늘.

찍었을 당시는 되게 고요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구름이 회오리 치는 것 같기도 하다.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보면 

아직 개발업자들의 손길이 더딘 탓에  

하늘 끝이 보일듯 말듯 넓고 높게 하늘이 자리잡고 있다.

매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날이 춥다보니 이제는 산책 시간도 줄이게 될 듯하여

아쉽기도 하고 

정작 이렇게 아름다울 때는 출사할 수 없다니 슬프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찍는 것도 출사로 봐준다면 고맙겠지만

여튼 사진 찍으러 가는 게 산책일 정도로 

동네 경관이 아름다워서 맘에 든다.

이런 하늘은 만들래도 못한다며 

감탄을 하는 뽀야의 곁에서 엄마는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분주하다.

진짜, 네잎클로버 찾기 대회 같은 거 있어야 한다니까.

우리엄마가 1등 할 자신 있다는 거.

 

감기가 무섭다.

쌀쌀해지면서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온다.

뽀야 손씻기 철저한 거는 말할 것도 없지.

아빠 병원에 계실 때부터 아니면 훨씬 이전부터

손은 병적으로 씻기를 반복해서 

잘 트곤 했는데

요새 신경 좀 썼더니 덜해서 기분좋은.

온몸을 무장하고라도 산책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하늘풍경이 있기에 

뽀야는 좌절해도 힘을 얻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면

아빠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내가 바라보고 싶은 건 사각틀에 갇힌 하늘이 아니라

끝을 모르게 뻗어가는 파란 하늘과 

저도 모르게 몸을 불린 하얀 구름이라는 거.

하늘은 역시 가을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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