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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땐 정말 광활하고 멋졌는데
사진이 다 담아 낼 수 없었던 그 날의 하늘.
찍었을 당시는 되게 고요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구름이 회오리 치는 것 같기도 하다.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보면
아직 개발업자들의 손길이 더딘 탓에
하늘 끝이 보일듯 말듯 넓고 높게 하늘이 자리잡고 있다.
매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날이 춥다보니 이제는 산책 시간도 줄이게 될 듯하여
아쉽기도 하고
정작 이렇게 아름다울 때는 출사할 수 없다니 슬프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찍는 것도 출사로 봐준다면 고맙겠지만
여튼 사진 찍으러 가는 게 산책일 정도로
동네 경관이 아름다워서 맘에 든다.
이런 하늘은 만들래도 못한다며
감탄을 하는 뽀야의 곁에서 엄마는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분주하다.
진짜, 네잎클로버 찾기 대회 같은 거 있어야 한다니까.
우리엄마가 1등 할 자신 있다는 거.
감기가 무섭다.
쌀쌀해지면서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온다.
뽀야 손씻기 철저한 거는 말할 것도 없지.
아빠 병원에 계실 때부터 아니면 훨씬 이전부터
손은 병적으로 씻기를 반복해서
잘 트곤 했는데
요새 신경 좀 썼더니 덜해서 기분좋은.
온몸을 무장하고라도 산책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하늘풍경이 있기에
뽀야는 좌절해도 힘을 얻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면
아빠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내가 바라보고 싶은 건 사각틀에 갇힌 하늘이 아니라
끝을 모르게 뻗어가는 파란 하늘과
저도 모르게 몸을 불린 하얀 구름이라는 거.
하늘은 역시 가을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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