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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호두과자

by 뽀야뽀야 202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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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가방에 경주빵이라고 되어있지만

내용물은 호두과자.

동생은 호두과자를 엄청 사랑한다.

뽀야는 팥을 별로 안좋아해서 미식에 참여하지는 않는 편.

수원역을 지날 때면 꼭 하나씩 사들고 가야 마음이 편하다.

사실 거기에 늘어선 가판대들 다 장사가 잘 되려나 싶은데

우리처럼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꽤 있을 듯.

유동인구가 많으니까.

 

30개 들어있는 호두과자는 12000원이다.

하도 자주 사먹어서 가격까지 기억하고 있었네.

왜 동네에는 호두과자 아저씨가 안오시는 것일까.

붕어빵 장사는 벌써 시작했더만.

기름이 자글자글한 사각팬에 호떡 슉슉 뒤집어 주시던

호떡가게 사장님이 그립다.

요즘엔 어묵도 마트 안에 입점해서 팔더라.

그런 맛이 아니라 뭔가 더 애잔하고 고단함이 있어야 하는데.

 

큰아버지댁에도 보내드리고 싶은 맛좋은 호두과자.

입맛이 원체 까다로우신 분이라 

먹거리 선물하기가 참 거시기 한 것이다.

한번 찾아 봬야 하는데......

코로나 19 너 아직도 문밖에서 손들고 서있니?

그냥 과자를 먹을 바에는 그나마 조금 건강에 더 나은 

호두과자를 먹겠다던 동생은 

호두과자의 가격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매번 뽀야가 손 덜덜 떨며 결제하고 있다는 걸 모르지는 않겠지.

동생은 푼돈에 강하다.

쓸데없이 강해! 너무 강해~ 

푼돈 아까운 줄 잘 모르는 것 같다.

1~2천원을 거리낌없이 슉슉 쓰니까.

뽀야는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이다.

10원부터 아까워 하는 뽀야와는 어쩜 이렇게

반대로 자랐는지.

우리의 물리적 환경이

똑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호두과자가 팔리고 있고

볼이 미어터져라 호두과자를 입에 집어넣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게 소소한 행복의 모습이지 않을까.

12000원의 행복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세속적이지만

그래도 네가 기쁘게 먹는다면

누나가 뭐든 못해 주겠어.

다 사줄께! 마음껏 즐겨~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뽀야는 빨리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가족에게 뭔가 나도 더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강한 동기가 생긴 건 간만이다.

 

호두과자야 팥아 내 동생이 너를 무척 좋아한단다.

부디 혈관에서 혈전으로 쌓이지 말고

고대로 위나 장으로 가서 분해 되어서 

응아로 나오려무나.

색깔도 비슷하잖아?!

알게찌?!(기약없는 약속...)

 

건강에 무척 신경쓰는 그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과자.

호두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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