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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홍시의 맛

by 뽀야뽀야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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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서서히 익혀서 먹는 대봉시.

감질맛이 난다.

뽀야는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챙겨먹여야 먹는 그런 습성이라.

집에 과일이 들어오면 긴장하기 시작한다.

먹어야 된다는 압박이 들어오니까(!)

 

거실 한 귀퉁이에서 익기를 기대하며

나란히 늘어선 감들을 보자면

귀엽기도 하고 어차피 먹힐 운명인데

처량하다 싶기도 하다.

그래도 너무 탐스럽고 예뻐서 그만.

사진에 담아 보았다.

 

연시와 홍시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연시는 인위적으로 익힌 것.

홍시는 자연스레 익은 것. 

이렇게 정리가 되더라.

그래서 홍시 홍시 하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자연산이 좋은 거니까.

명태 만큼이나 버전이 다양한 감.

얼마나 달콤하기에 감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몰라도

감을 먹을 때는 반드시 가운데 주황색 허연 실 부분을

도려내고 드시길.

변비로 가는 지름길이니께.

톡톡 씹히는 씨방 맛도 좋다.

다 먹으면 흐늘흐늘해진 껍질이 만지기 싫은

달콤달콤 홍시.

 

훈아 오빠도 홍시에 대하여 노래하셨었지.

울엄매가 생각난다고.

뽀야에게도 그런 존재가 감이다.

엄마는 감을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니까.

아마 감 하면 우리 엄마를 딱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늦가을 홍시의 계절.

여기저기 좌판에 홍시가 올라온다.

모양도 맛도 천차만별일 테지만

아무거나 하나 집어 한입 쏙 베어물면

입안에 쫙 하고 퍼지는 달콤함을 놓치지 마시길.

 

그러고 보니 11월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와, 시간 먼저 가는 꼴좀 보소.

꼬랑지에 불 붙은 마냥 앞서가네.

이제 시험이라는 것은 대표적으로 수능이 남았는데

무사히 잘 치러졌으면 좋겠다.

연말에 공부 목표가 있어서 나태해지기 쉽고

재수생의 경우는 공부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을텐데.

이 고난의 시기를 잘 이겨내고 

꽃피는 봄에 코로나19를 뒤로하고 캠퍼스를 거닐 수 있기를

바라면서.

 

홍시를 퍼 먹으면서 뉴스를 보고 있으면

달달한 것이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풀릴 것 같은 기분이다.

분명 망아지처럼 날뛰는 수험생들도 있겠지만

자기 본분에 충실하게 지내는 그런 10대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

그래서 다행이다.

누군가 나를 자기만의 잣대로 평가하고 째려보는 걸 극혐하는 뽀야지만

수능 앞에서는 수험생도 아닌데 경건해 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는 시험이라 그런지 몰라도.

관리인력과 수험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운명이 걸린 시험 수능.

뽀야 주변에는 수험생이 없어 합격 떡이나 합격 선물 돌릴만한 

상대는 없지만

괜히 같이 들떠보는 요즘이다.

엿은 추천하지 않는다.

엿 먹다가 이빨 부러진 사람이 여기 있기 때문에......(힝)

파이팅!

원래 다들 본무대에서 실력발휘 더 잘 한다고 그렇게 말해 줘어.

떨지말고 내가 세상 뚫어버리겠다는 그런 자신감으로 가서 부딪치자.

고작 시험지에 잉크 몇 줄로 우리를 판단하려 하지만

눈 감아주자.

시험 끝나고 시험지로 고깔모자 만들어 쓰고 놀며 웃자.

뽀야는 수능 볼 때 재수생 신분이라 모든 것이 새롭고 어색했었는데

아마 그런 마음은 일반 수험생들도 똑같았을듯.

적당한 시험 긴장과 불안은 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문제가 되니

알아서 조절 잘 하시기를 빈다.

 

홍시에서 수능까지.

어쩌면 다 지나면 달달한 추억이 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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