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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do

15.전자렌지 링의 탈출기

by 뽀야뽀야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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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대충하는 습관.

검토 같은 건 내겐 사치이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데 자신있지.

어? 내 얘긴 아닌데, 그럼 누구 얘기지?

그렇다. 바로 우리 엄마 얘기다.

 

사건의 발단은 전자렌지에 눌어 붙은 꼬질꼬질한 때들.

음식물이 튀기기도 하고 국이 넘치기도 하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새 전자렌지는 엉망진창이 돼버리곤 한다.

오랜만에 환골탈태시켜 주려고 세척을 했었드랬지.

그 과정에서 링이 빠진 것을 모르고 한 3일 정도 사용했나 보다.

나도 참 정신이 없지.

뭔가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면 의심을 해야 하는데.

그저 전자파가 세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으니. 어이쿠.

어느날 밥 데우다가 전자렌지를 열었는데

링이 신나게 탈출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그걸 모르고도 전자렌지는 열일 하고 있었어. 3일이나.

워메, 놀랍지도 않여. 

또 엄마가 깜박 하셨구나. 그랬구나.

플라스틱 링을 놓고 그위에 유리판을 얹어야

판이 돌면서 음식이 데워지는데......

지금까지 돌아간 건 내 머릿속 상식인가 

전자렌지를 탈출하고 싶은 욕망에 찬 링인가

"이제 봤네, 다시 껴 놔."

이 한마디에 나는 정말 울고 싶었다.

SO COOL~

내가 한 뼘 더 챙길게요, 엄마.

걱정 마세요.

 

나는 오늘도 헨젤과 그레텔처럼

엄마가 흘리고 다니는 정신머리를 주우며 뒤따라 다니고 있다.

때론 나도 같이 흘려가면서 사이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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