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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대충하는 습관.
검토 같은 건 내겐 사치이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데 자신있지.
어? 내 얘긴 아닌데, 그럼 누구 얘기지?
그렇다. 바로 우리 엄마 얘기다.
사건의 발단은 전자렌지에 눌어 붙은 꼬질꼬질한 때들.
음식물이 튀기기도 하고 국이 넘치기도 하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새 전자렌지는 엉망진창이 돼버리곤 한다.
오랜만에 환골탈태시켜 주려고 세척을 했었드랬지.
그 과정에서 링이 빠진 것을 모르고 한 3일 정도 사용했나 보다.
나도 참 정신이 없지.
뭔가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면 의심을 해야 하는데.
그저 전자파가 세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으니. 어이쿠.
어느날 밥 데우다가 전자렌지를 열었는데
링이 신나게 탈출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그걸 모르고도 전자렌지는 열일 하고 있었어. 3일이나.
워메, 놀랍지도 않여.
또 엄마가 깜박 하셨구나. 그랬구나.
플라스틱 링을 놓고 그위에 유리판을 얹어야
판이 돌면서 음식이 데워지는데......
지금까지 돌아간 건 내 머릿속 상식인가
전자렌지를 탈출하고 싶은 욕망에 찬 링인가
"이제 봤네, 다시 껴 놔."
이 한마디에 나는 정말 울고 싶었다.
SO COOL~
내가 한 뼘 더 챙길게요, 엄마.
걱정 마세요.
나는 오늘도 헨젤과 그레텔처럼
엄마가 흘리고 다니는 정신머리를 주우며 뒤따라 다니고 있다.
때론 나도 같이 흘려가면서 사이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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