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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do

17.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by 뽀야뽀야 202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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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딱 떠오르는 게 아니다.

나는 되게 유한 사람이야, 가리는 게 없어, 싶다가도

막상 적어보면 좋아하는 게 되게 없고. 싫어하는 게 되게 많고.

이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와 나도 한 번 적어보기로 했다.

그러면 일상에 뿌려져있는 지뢰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뽀야가 좋아하는 것

글쓰기/음악듣기/외식/낮잠자기/안 씻기/산책/절약

 

엄마가 좋아하는 것

TV보기/핸드폰 게임하기/ 외식/정리하기/씻기/머리 치장하기/큰 차 타기

 

뽀야가 싫어하는 것

씻기/소음/청소하기/꾸미는 것/한 얘기 또 하는 것/규칙 어기는 것

 

엄마가 싫어하는 것

요리하기/지저분함/약속시간 안 지키는 것/거짓말/글씨 쓰기/ 책 보기

 

그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뭐가 있을까?

뽀야는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도록 노력해보기로 했다.

의외로 싫어하는 것에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엄마는 마음을 느긋하게 먹기로 했다. 

 

이렇게 글로 써보니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씻는다는 쟁점에서 엄마와 내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나는 전생에 개였나보다. 씻는 거 너무 싫어해.

우선 귀찮고, 입은 옷을 다 벗어야 한다는게 의미 없다.

그리고 또 다시 입어야 하잖아 옷. 하이고 귀찮아.

오늘 씻어도 또 내일 다시 씻어야 하잖아. 옷도 또 벗어야 하고.

반복적인 일을 귀찮아 하는 나의 성격.

좀 드럽지만 이 닦는 것도 머리감는 것도 너무나 싫고 귀찮다.

인간다운 인간을 위해 가는 이 길은 너무 험한 것 같아.

자연인이고 싶구나.

그래도 아직 인간다움 1g이 남은 건, 씻고나면 상쾌하다는 거.

근데 이게 더 잘 씻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것.

순간적인 쾌락일 뿐이다.

 

또다른 쟁점은 꾸미는 것.

나는 꾸미는 것을 싫어하고 엄마는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릴적에 나의 머리스타일이 정말 많이 변했었다.

엄마의 팬시 욕구를 내가 대신 받았던 것이다.

여기서 또 나오는 입었다 벗기 메커니즘.

꾸미면 뭘 하나. 어차피 화장 하면 또 지워야 하는데.

옷 예쁘게 입으면 뭐 하나. 어차피 다시 다 벗고 편히 자야 하는데.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을까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하루일상을 나노단위로 쪼개서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건 누구?

해야할 일도 영어 연음 발음 하듯이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인가!

해낼 수 있을 거야.

느긋하게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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