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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do

18.짬뽕이 좋아

by 뽀야뽀야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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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의 그 짬뽕이 아니다.

엄마는 뭐든지 섞어버리는 걸 선호한다.

특히 남은 음식 땡처리 할 때. 

사건의 발달은 오리주물럭과 총각무조림의 아슬아슬한 남은 양과

엄마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엄마, 왜 오리주물럭에 무 조각이 있는거지?"

아니 나는 나의 의견을 말한 것뿐인데. 

"해주면 해주는 대로 먹어"

나도 요리 잘할 수 있는데 엄마가 시간 남는다면서 자진해서 하잖아.

"밥 해주는 게 어디냐, 고마운 줄 알아야지."

하나같이 맞는 말이라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왜, 다 섞어버리는 걸까.

하나하나 고유의 맛을 느끼고 싶단 말이지.

아무래도 고차원의 맛을 추구하다 보니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더하고 더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 것 같다.

근데, 덜어내는 게 미학 아닌가?

음식에서 웬 미학을 찾느냐고?

미학은 우리 삶이 아닌가.

미학이 없다면 우리는 그냥 동물들처럼

먹고 자고 싸고 할뿐이지.

조금이나마 아름답게, 그 과정에서 뭔가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기쁘다면, 삶이 더 부유해 지는 것일텐데.

나는 미학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좋은 물건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줄은 안다.

요즘같은 봄 날씨에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민들레 홀씨나 

내 머리에 살포시 앉는 벚꽃 잎이 싱그럽다고 느낀다.

그럼 된 거 아닌가.

꼭 필요가 있어야 행동을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좋은 식당에 가면 음식 장식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걸 본다.

다 이런 이유가 아닐까.

물론, 한식 중에 비빔밥이 그 편견을 깨고는 있지만

어쨌든, 나는 짬뽕이 싫단 말이야.

중화요리 짬뽕은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다음 부터는 섞지 말아줘."

이 한마디는 공중에서 그대로 흩어지고 말았다.

엄마는 오늘도 힘차게 냉장고를 뒤져보고 있다.

오늘은 뭘 섞어서 뽀야 짜증을 유발해볼까나~

평행우주에는 뽀야 퇴치 모드인 엄마가 있다.

개인적 취향 좀 존중해 주세요.

어무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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