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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일기

20200921 편지 7

by 뽀야뽀야 202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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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벌써 아빠 떠나신 지 100일 되었네요.

세상에서는 100일이 되면 

여러가지로 기념하고들 해요.

하지만 저는 어떤 기념을 해야 하는 건지

사회적 개념을 잊어버렸어요.

마음은 추모공원에 가 있는데 

갈 수가 없네요.

변변한 홈페이지도 정비 안되어 있고 

굳이 전화걸어서 물어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리를 맡기다 보니 

불편한 것이 많네요.

 

아빠 떠나시고 나서 저희는 

집에 디데이 달력을 두었어요.

하루하루가 마냥 흘러가는 게 아까워서요.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그런데 잡는다고 잡히는 시간이 아니더라고요.

오늘은 또 이렇게 지나가고 있어요.

아빠가 이 자리에 없는데

우리가 무얼 하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때로는 허무의 속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아빠의 지난 날 얘기 하다보면 또

눈물인지 콧물인지 하는 것들이 대출동하면서

마음속이 싱숭생숭 해 지기도 해요.

어디에 있나요...?

아빠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이제 아빠를 좀 편히 쉬시게 

조금씩 마음에서 놓아 드리려고 해요.

우리 집착 버리고 안정된 상태로 만나요.

그 땐 조금 눈물이 나도 괜찮을 거예요.

보고 싶은 아빠.

아빠의 모든 것들이 다 감사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 너무 죄송해요.

이제 편히 쉬세요.

고통도 걱정도 없는 그 곳에서.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 

딸내미 뽀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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