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길은 손에 뭔가를 쥐고 있다.
처음엔 구형 휴대폰 배터리인가 싶었는데.
MP3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손이 참 곱구나.
손이 클로즈업 된 사진이라 그렇다.
책상에는 파란 노트와 남길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올려져 있다.
남길도 오래된 물건 좋아하는가.
그러고 보니 아빠 계셨을 때까지 구형 MP3를 잘 보관하고 있었는데.
아빠 친구분이 필요하시다고 하여.
강제로 빼앗기듯이 건네드려야 헀던 나의 YEPP T5
당시에 키우던 시츄녀석이 먹잇감인 줄 알고 자근자근 씹었음에도.
전혀 영향받지 않고 잘만 켜지던 나의 애장품.
휴대폰 전자파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개꿀템인데.
지금은 중고로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오히려 고급이 되어버린 클래식한 기계이다.
아빠는 그걸 누구에게 건네고 기쁨을 주고 받았을까.
그래. 아빠가 웃었으면 된 거지.
나는 휴대폰에 내장된 노래도 있고. 괜찮아.
그러고 보니. 아빠 들려드리려고 산 구형 MP3를
쓸 일 없다고 동생 건네 주었네.
그러고 보니 내 곁에는 음향기기가 별로 없구나.
나도 MP3가 갖고싶은데.
그냥 음악만 잘 나오면 되는데.
물욕이 마구 차올라서.
거기서 벗어나려고.
나는 갖고 있었어도 안 쓸 거야. 라고 다짐해 본다.
게다가 구형 MP3는 가사지원도 안되서 불편하다고.
아, 내 휴대폰도 가사는 직접 넣지 않는 이상 나오지 않긴 하지만.
어차피 한국인이 한국말로 부르는 노래 가사가 필요하다니.
어불성설아닌가.
그런데 요즘 가수들은 한국말도 못알아듣게 한다니깐.
그러면 세련되게 들려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발음을 굴려서.
빠르게 말하기라도 하면 뭐라는 지 전혀 모르겠다.
내 귀가 구린 거겠지. 그런 거겠지.
시대는 앞서가고 있고 나는 이 자리에 발붙이고 계속 서있으려 하고.
아날로그적인 거 같다가도.
새로운 걸 보면 마구 관심이 가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옛 것이 마냥 좋은 걸 보니.
이것이 레트로 추구 성향인가.
아무리 트로트를 틀어 놓아도 들을 사람이 엄마 밖에 없는데.
엄마는 내가 고른 노래를 내켜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아빠는 어떤 노래든 내가 고른 노래라면 다 들어주셨었는데.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YB 노래까지 좋아라 듣곤 하셨는데.
명절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거 없다.
그저 맛있는 음식 먹고. 매일 똑같이 얼굴 보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하고.
그러다가 말꼬리 잡혀서 다투기도 하고.
잘 챙겨입고 밖에 나가 걷기 운동도 하고.
그렇게 나름 충실한 명절을 보낸 것 같다.
그 와중에 아빠를 한 톨만큼이나 생각 안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모든 활동에서 아빠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온다.
그 땐 그랬지 하며.
말로 마음으로 표현을 마음껏 하지는 못했어도.
참 사랑하고 있다.
지금 순간에 후회를 없애는 방법은 단 하나.
엄마한테 잘 해드리는 것.
머리로는 잘 아는데 가끔 마음이 실수해서.
어이없는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하고.
서로가 맞다고 우겨대는 꼴을 늘 지켜보는 동생은.
누나 좀 엄마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로만 하지 말고.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엄마와 산책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며 추억하며 그리며 하는
그 시간이 완전한 힐링이고 가슴이 꽉 차는 무언가가 차오르는
뿌듯한 때다.
장보러 가는 것도 재밌지만.
요새 오후에 영어 라디오를 챙겨듣느라.
외출을 잘 못했었는데.
이렇게 오전에 엄마가 곁에 있으니.
자꾸 밖으로 나가서 움직이려고 한다.
물론 우리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하나니까.
마스크에 장갑 모자 넥워머까지 두르고 밖을 나선다.
나갔다가 들어오면 손 꼼꼼히 씻고 또 씻고.
손 씻는 건 거의 병 걸린 사람처럼 박박 씻어서 그건 또 문제.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다보니 살갗이 거칠거칠.
보습제도 자주 챙겨 바르지 않기 때문에.
로션이 있으면 뭐하냐는 소리를 자주 듣긴 하지만.
귀찮은 건 어쩔 수 없어.(힝)
저번에 패딩입고 나갔다가 홀딱 땀으로 젖어서
기분이 축축했으므로.
오늘은 코트를 입고 나가볼까.
추워서 벌벌 떨게 되려나?!
확실히 옷맵시는 코트가 단연코 1등.
남길이 열혈사제(2019) 찍을 때도 코트 차림이 참 멋졌었는데.
코트 자락 휘날리며 걷는 것은 로망이다.
길쭉한 다리가 코트를 휘저으며 날아다니고.
발차기 하고 참 멋졌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남길의 액션은 최고지.
유퀴즈에서 나왔던 무술감독님 원픽도 남길이었으니까.
액션 잘하는 배우로 무려 꼽혔다지.
대단한 그의 열정을 닮아서 나도 열심히 걷기 운동 해봐야 겠다.
오늘은 만 보를 채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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