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진은 올블랙 착장이다.
아마도 김남길 달력 1월 착장인 것 같다.
희미하게 보이는 목걸이가 비슷하거든.
일단 장난 가득한 얼굴로 주변을 흘겨보는 남길의 표정이
킬포인트.
허리에 살짝 얹은 팔과
자기주장 강한 엄지 손가락이 또 킬포인트.
살짝 앞발을 띄우고 기우뚱 서있는 것도 귀엽다.
엉덩이를 살짝 빼고 서 있는 것인지 옷이 커서 자세히 확인할 수가 없다.
조금 정적인 모습의 왼쪽 사진이었다면
오른쪽은 작정하고 움직였다.
마치 취권의 자세라도 취하려는 듯이.
두팔의 자세를 잡고 다리를 들어올렸다.
옷이 좌우로 벌어진다.
신발 밑창이 보일정도로 다리를 들어올렸다.
발 되게 크네.
가죽 부츠가 참 세련되었다.
잠깐 봤을 때는 KBS 합창단 춤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취권이다.
눈도 살짝 풀려있는 것 같고.
집에만 있는 우리를 위해 대신 움직여주고 있는 남길이다.
이렇게 컨셉이 재밌는 사진첩은 또 오랜만이다.
특히 왼쪽 팔 바로 아래에 상의를 쪼매는(?) 끈 두가닥이
V자 모양으로 팔딱대고 있는 순간이 찍혔는데.
너무 역동적이라 놀랐습니다요.......
몇 번이나 취권 자세를 취한 것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공을 차기 직전의 자세?!
무심한 얼굴을 해갖고는 온 힘을 다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남길을 보며.
나는 뭔가를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되묻게 된다.
나의 자리가 아니다 싶으면 대충해버리는 아주 나쁜 습관이 있다.
자리가 불편한 것을 못참는 나는 진지한 자리에서도
서슴지 않고 더 불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는 말습관이 참 중요한 건데.
나는 소통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인지는 몰라도
그런 것들이 참 어색하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둔하기 짝이 없다.
입 밖으로 내놓아야 그제서야 아~! 하며 알아챈다.
얼마나 사람에게 무관심하면 이런 습관이 붙는 걸까.
그래서 의식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해 보려고 애쓴다.
그 대상이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일수록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눈길이 가는 사람들을 주로 관찰하게 된다.
움직이는 사람을 관찰 할 때도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 속 사람을 관찰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요즘 관심갖고 지켜보는 유튜버가 있는데.
도무지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너무 뻔한데.
또 그 나이대에 행동이 맞기도 해서.
밝은 사람인지, 어두운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이 사람은 이럴 것이며 따라서 이런 것들을 좋아할 것이고
이런 곳에 가면 이런 행동을 할 것이 분명하다.
이 중에 하나라도 맞는 게 생기면 너무 재미있다.
예상이 적중한다는 건 기쁨을 준다.
혼자 주로 그러면서 노는 편이다.
요즘에 기억에 남는 일은.
카레가 중요한가 사진이 중요한가였다.
엄마가 열심히 카레를 만들고 계셨다.
카레는 하도 많이 올려서 이번엔 사진 찍지 말자 하고 있는데.
또 열심히 카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사진을 안찍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게다가 훌륭한 한 끼 식사잖아.
그래서 결국 마지막에 먹기전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과연 카레가 중요한 건지. 사진이 중요한 건지.
하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건 완전 달이 중요하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중요하냐. 와 같은 문제 아닌가?!
당연 카레가 중요하지.
알면서도 가끔 사진에 집착하는 나를 보면
내 꼬라지가 참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이게 뭐라고....... 이런 생각이 드는거지.
그래도 사진 찍는다는 행동이 순수하게
오늘의 맛있는 밥상의 기분을 남기고 싶어서니까.
만약 냄새나 감정까지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나는 하루종일 사진을 찍어댈 것이 분명하다.
원래 기록 남기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
아빠가 쓰러지고부터는 아빠일지라는 걸 쓰기 시작했었고.
별거 없는 일상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하고 있지만.
인간에게는 기록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그랬기에 고대 기록같은 게 아직도 남아서
뭔가를 전하고 있는 것이겠지.
심미적 필요든 실용적 필요든 우리는 기록하지 않으면 못배기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런 건 학창시절 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교과서가 너덜너덜 해졌던 것 같다.
선생님의 농담이나 예시까지 빼곡하게 기록하는 학생이었다.
얼마전에 스치듯이 본 서울대생들의 필기를 본 것 같은데.
우리 비슷하게 필기했는데 나는 어째서 서울대에 못 간거지.....
라는 기분이 들게 하여 별로 좋지는 않았다.
서울대생이 하는 무엇. 이런 것에 눈길이 많이 쏠리는 것 같다.
나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상상이 더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한다.
남길은 교과서에 만화 많이 그렸을 것 같은데.
왜 그런거 있지 않는가.
휘리릭 넘기면 그림이 움직이는 거.
그런거 만드느라 애썼을 것 같다.
예전 영상을 보니까 친구에게 시도 썼던 것 같은데.
글재주도 좀 있나보다.
그래서 작가라는 배역을 맡게 된 건가?
야행이라는 제목을 보고 일본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그런데 그 소설이 아니었다.
영화화 된것은 그 소설이 아니었다. 내용이 달랐어.
그런데 이 소설도 되게 재밌을 것 같다.
열차에서 벌어지는 괴담이야기 말이다.
코로나가 빨리 그쳐서 도서관에 마음놓고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
좋은 책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이다.
키보드의 ㄴ이 잘 안눌려서 자꾸 맣이 라고 써진다.
동생은 키보드에 예민해서 뭐가 잘 안눌리면 바로 새 걸 사고는 하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는 않다.
물건을 마구 소비하고 그러고 싶지 않아.
최대한 쓸 수 있을 때까지 써 보는 걸로.
나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자원의 순환이 안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 집에만 들어가면 나오는 물건이 없어...!
그런 괴담아닌 괴담이 있을 수도 있겠네.
사실 배우 김남길이 한다고 하면 덮어놓고
찾아보고 알아보고 하게 된다.
이런게 팬의 마음이겠지.
사실 나는 누군가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니야.
라고 부정한 기간도 좀 있었지만.
이젠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남길이 그냥 방긋방긋 웃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것이 기록이 되어
모두에게 알려지고 그래서 멀리서 지켜보는 나 같은 사람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게 되길 바란다면
너무 잔인한가?!
모르모트도 아니고........
남길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따라 해 보면서
어깨가 으쓱으쓱 해지는 이 심정은 뭘까 하고
어깨와 무릎에 좋은 운동이구나 얼씨구나. 하고 따라하는
바보가 여기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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