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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DIY 감자전

by 뽀야뽀야 202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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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난이 감자전

 

내 손은 똥손이다.

그다지 잘하지도 않지만, 그나마 펜대 굴리는 것이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공부는 열심히 달려들 수 있겠는데.

이상하게 요리 같이 손재주가 필요한 일에는 둔하다.

똑같이 손과 머리로 하는 일인데. 어째서 이렇게 요리는 늘지를 않을까.

일단 감자전의 두께가 어마어마 하다.

변명을 하자면, 반죽이 너무 되어서 펴바르고 부치기가 뻑뻑했다.

이게, 감자전을 알게 되었을 초반 무렵에는 이런 현상이 없었다.

아마 재고라서 바싹 말라서 물을 많이 흡수해 버리는 것도 같고.

물을 더 부어서 묽게 부치면 되지 않겠는가? 싶은데.

그러면 또 계량의 의미가 없어 지니까.

맛도 싱거워 질지도 모르고.

요리는 계량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리고 반죽이 되니까 모양 잡기도 쉽지가 않다.

뒤집는 것도 힘겨워.(끙)

매번 엄마한테 해달라고 하면, 더운 날에 불앞에서 너무 고생이기에.

내가 해먹어 보려고 도전한 것이다.

동생은 스윽 보더니 자기는 안먹는다며.(뭣이라?!)

이게 한 봉지를 까면 한 사람 앞에 4-5장, 2인분 정도 나오는데.

동생이 안 먹는다고 해서 남겨둔다는 것이.

뜨거울 때 비닐 봉지를 씌워서 냉장고에 넣어놨더니.

다 쉬어 버렸다.

나는 진짜 바보인가 보다.............(아까워라)

어떻게 냉장고에 두었는데 그렇게 쉰내가 날 수 있지?!

역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요리 철학.

 

사실 돈만 있으면 그렇게 요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요리를 즐기지도 못하고, 음식보다 설거지 생각이 먼저 나고.

이런 나 같은 사람은 요리랑은 담쌓고 살아도 되는 듯싶다.

그래도 좋은 식재료로 스스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의 이점이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충분히 있지.

굳이 책을 사서 보지 않더라도, 인터넷 상에 레시피 많으니까.

게다가 요리 이름 앞에 [백종원]만 붙여도 실패하지 않는다고.

감자전이 익어가기를 기다리며.

엄마가 전에 만들어 두었던 양념간장을 꺼내어 두었다.

엄마는 어떻게 바깥 일과 집안일을 둘 다 해내며 버틸 수 있는 거지?

진짜 멀티플레이어네.

되도록 말 할 때 영어를 섞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도무지 한글화 할 수 없는, 그 맛을 살릴 수 없는 단어들이 몇 개 있다.

그래도 소중한 한글. 많이 사용하고 널리 사용해야.

훗날에 우리가 쓰던 말이 사전 속에 들어가고.

그럴 수 있는 거일 텐데 말이다.

 

내가 가장 싱싱한 아침시간에.

공부를 하지 않고 블로그를 하는 것은.

어쩌면 습관으로 굳어져버린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뭔가를 기록으로 남기는 거니까.

가장 상태가 좋을 때에 하고 싶었다.

오늘 아침 여유시간에 모처럼 덮어두었던 소설을 다시 꺼내어 읽어 보았다.

교양도서는 정말 술술 읽힌다.

눈 깜짝 할 사이(=약 15분)에 페이지가 팔랑팔랑 넘어갔다.

공부라는 목적 없이 하는 일들은 이상하게 다 재미가 있다.

빠르면 이번 달, 늦으면 8월에 임용 티오가 나올 것인데.

조바심 내지 말고, 그냥 나 하는 공부 제대로 하고 있으면 티오가 나겠지.

설령 올해에 나지 않더라도 내년에 날 테니까.

나는 준비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되는 거니까.

너무 흔들리지 말자.

 

계획에 없던 전공 일본어 특강이 생겨서.

기쁜 맘 반, 고난의 길을 걷는다는 자각 반.

나는 왜 힘든 길을 매번 택하는 걸까...?

어제도 8시-9시까지 인강을 보며 집중하려니 

좀이 쑤시더라고.

그래도 이런 양질의 강의를 무료로 내놓으신 교수님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지.

 

계속 이런 생활을 하다가는 눈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짬짬이 눈 운동 많이 하고, 눈 마사지도 좀 하면서.

그렇게 현명하게 공부 이어나가는 나를 기대해 본다.

 

그나저나 내일이 남길 다큐 플렉스 내레이션 하는 날이네.

공부 제쳐두고 꼭 본방 사수 한다!!

이럴 때만 투지가 불타오르는 게 문제다.

 

스스로 해먹는 감자전이 좀 모양이나 맛이 부끄럽더라도.

자꾸 혼자서 해버릇 해야 한다는 책무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미래를 위한 준비.

공부든 요리든.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가서 부딪쳐보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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